"회사 괴물이 엄마를 잡아갔다" 분리불안에 시달리는 아이에게

입력 2013-12-19 18:14   수정 2013-12-20 09:21

[ 김예랑 기자 ]
엄마를 정말 사랑하는 예솔이. 엄마와 함께 블록 쌓기를 하던 도중 갑자기 나타난 '회사 괴물'이 엄마를 잡아갔다. 영영 엄마를 못 만날 것 같아 세상이 떠나갈 듯 우는 예솔이. 이때 출근을 하려던 예솔이 엄마는 아이를 깨운다. 휴, 다행히도 예솔이의 꿈이었다.  예솔이는 꿈과 같이 엄마가 회사 괴물에게 잡혀갈까 하루 종일 떼를 쓴다. 그러나 엄마는 사라지고 만다. 회사로.

아이는 누구나 애착대상, 흔히들 엄마로부터 분리되는 것을 불안해 한다. 특히 엄마가 눈앞에서 사라지면 울음을 터트리는 것은 12개월 미만 아기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성장을 했음에도 분리불안 징후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아이는 엄마와 떨어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 가장 좋은 방법이 아이와 대화를 하는 것. 아이가 운다고 외출할 때 아이 몰래 나가는 것보다는, 곧 돌아온다고 인사를 하고 나가면서 안심을 시켜 주는 게 좋다. 그래야 아이는 엄마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없어졌다가도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신간 '회사 괴물'(그림책 도서관)은 일하는 엄마를 둔 아이와 워킹맘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이 책은 아이와의 소통에 좋은 매개체가 된다. 그동안 엄마와 잠시 떨어진 아이의 불안 심리를 다룬 책들은 많았지만, 직접적으로 직장인 엄마와 아이의 상황을 그림책으로 풀어 낸 경우는 드물었다.
 
이 책은 아침에 일어나서 엄마가 회사에 갈 때부터, 엄마가 없는 낮 시간, 그리고 엄마가 돌아온 뒤의 상황까지, 구체적 상황을 예로 들어 아이의 불안한 마음을 공감해 주면서 엄마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반드시 돌아온다는 걸 이해시켜 준다.
 
또 매일 아침 ‘회사 갔다 올게’ 하며 사라지는 엄마를 보며, 도대체 회사가 뭔지, 일이 뭔지 모르는 아이의 시각에서 ‘회사’를 단지 ‘엄마를 잡아가는 괴물’로 표현한 것이 흥미롭다.
 
책을 읽으며 엄마는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 우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이는 일을 하러 가는 엄마 입장을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면 좋을 것이다. 그림책 속 주인공 이름 대신 아이 이름을 넣어서 읽어 주면 아이가 더욱 쉽게 공감할 수 있다.

키즈맘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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