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웨이적중률·평균 퍼팅 1위 골퍼는 상금랭킹 '바닥권'
[ 한은구 기자 ]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샷은 무엇일까. 장타를 쳐 남들보다 거리를 더 내거나, 어프로치샷을 홀에 잘 붙이거나, 퍼팅을 쏙쏙 집어넣는 것 등 모두 골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그린적중률(파온 확률)이다.
올 시즌 미국 남녀 프로골프투어에서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샷을 분석한 결과 톱랭커들은 대부분 그린적중률 부문에서 상위권에 포진했다.
○장타자들 초라한 성적표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장 신경 쓰는 드라이버샷 거리는 프로들에게 별 의미가 없었다. 미 PGA투어 최장타자는 루크 리스트(미국)로 평균 306.3야드를 날렸다. 그러나 그는 상금랭킹에서는 175위에 그치며 내년도 풀시드 획득에 실패했다. 드라이버샷의 정확도를 가늠하는 페어웨이 적중률 1위는 제리 켈리(미국)로 71.81%였다. 켈리는 상금랭킹 99위에 머물렀다.
미 LPGA투어에서도 마찬가지다. 274.9야드로 최장타자인 니콜 스미스(미국)는 상금랭킹 150위를 기록해 장타자라는 명성을 무색하게 했다. 85.7%로 페어웨이 적중률 1위에 오른 모 마틴(미국)은 상금랭킹 46위였다.
미국 투어는 장타자들이 하위권을 기록한 반면 국내에서는 오히려 반대였다. KPGA에서 297.1야드를 쳐 최장타자에 오른 김태훈(28)은 상금랭킹 4위를 차지했고, KLPGA투어 최장타자(266.94야드)인 김세영(20·미래에셋)은 상금랭킹 2위에 올랐다. 미국과 한국 투어에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코스 세팅에서 원인을 찾는다.
박원 J골프 해설위원은 “미국 투어의 경우 대회마다 다양한 코스 세팅으로 선수들의 종합적인 능력을 판단하지만 국내는 코스 길이만 늘려 장타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러프를 길러놓는다고 해도 웨지로 어프로치샷을 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장타자의 성적이 잘 나온다”고 분석했다.
○그린적중률 높아야 톱랭커
톱랭커들은 대부분 그린적중률에서 상위권에 포진했다. 미 PGA투어 상금랭킹 2위이자 플레이오프 챔피언인 헨릭 스텐손(스웨덴·사진)은 71.96%로 그린적중률 1위였다. 71.16%로 그린적중률 2위인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는 상금랭킹 7위에 올랐다. 상금랭킹 1위 타이거 우즈(미국)는 그린적중률 67.59%로 24위였고, 상금랭킹 6위 애덤 스콧(호주)은 68.8%로 11위였다.
LPGA투어에서는 상금랭킹 2위인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그린적중률 1위(75.9%)였다. 상금랭킹 3위인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75%로 3위였다. 상금랭킹 5위 유소연(23·하나금융)이 75.3%로 2위, 상금랭킹 4위 펑산산(중국)이 5위(74.6%)를 기록해 상금랭킹 순위와 그린적중률 순위가 거의 비슷했다. 상금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는 그린적중률 16위(72.6%)였다.
이런 현상은 국내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KLPGA투어 상금왕인 장하나(21·KT)는 78.52%의 그린적중률로 1위에 올랐다. 남자는 김형성(33)이 81.25%로 1위를 차지했다. 김형성은 국내 상금랭킹 7위, 일본프로골프투어 상금랭킹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는 68.92%의 그린적중률로 4위였다.
○평균 퍼팅 수도 성적과 무관
라운드당 평균 퍼팅 수 기록도 성적과 거리가 멀었다. 미 PGA투어에서 평균 퍼팅 수 27.51개로 1위에 오른 브라이언 게이(미국)는 상금랭킹 62위였다.
LPGA투어에서 평균 퍼팅 수 1위(28.37개)에 오른 에스더 최(미국)는 올해 13개 대회에 출전해 한 푼의 상금도 벌지 못했다. 10차례 커트 탈락하고 3차례 기권했다. 그의 그린적중률은 40% 불과했다. 즉 대부분 파온을 못하고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샷으로 공을 홀에 붙인 뒤 퍼팅을 해 퍼팅 성적이 월등히 좋은 것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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