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證, 매각 장애요인이 많아…상당한 시일 소요"

입력 2013-12-23 09:08  

[ 정형석 기자 ] 현대그룹이 지난 22일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금융계열 3사를 매각키로 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금융 주력 계열사인 현대증권의 매각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23일 "M&A 성사 여부의 핵심사안은 가격적 요소로 만일 우리투자증권 인수금액의 절반에 달하는 매력적인 가격에 M&A가 가능하다면 인수 주체는 비교적 많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현대그룹의 매각 추진 발표에도 장애요인이 많아 M&A가 성사되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첫번째 이유는 현대상선의 장부가격이 5941억원으로 시가 대비 매우 높아 매각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상환우선주를 포함한 현대증권의 시가총액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1조3000억원, 현대상선의 지분가치는 3067억원으로 50%의 프리미엄을 붙여도 4601억원에 불과하다.

두번째 이유는 현대저축은행, 선박펀드 등 매각 가치가 장부가 대비 낮을 가능성이 있는 자회사를 보유해 매각 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서 애널리스트는 "현대증권의 총 계열사 투자금액은 6351억원에 달하며 특히 현대저축은행의 장부가치는 ‘13년 9월말 현재 2668억원에 달하지만 순자산가치는 1080억원에 불과한데다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볼 때 현대증권 주가의 할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셋째는 자베스 펀드, NH증권(현재 교보증권이 계약 이전) 등과 체결한 스왑 계약이 매각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현대증권 상환우선주의 증자 과정에서 대주주인 현대상선 및 현대엘리베이터는 실권주를 자베스펀드, NH투자증권에 매각했으며 이 과정에서 스왑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지난 20일 종가 기준으로 900여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돼, 손실 보전 여부가 매각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넷째는 경쟁사 대비 많은 인력으로 인한 높은 비용율, 낮은 생산성 등이 매각의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서 애널리스트는 "인수자 입장에서는 인수 시 노조와 적극적인 협의가 필요, 구조조정에 대한 추가 비용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전반적인 제약 요인을 고려해 볼 때 채권단은 현대그룹의 보유지분을 SPC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대그룹 측은 높은 매각가격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아 M&A 추진 과정에서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현대증권의 매각 뉴스는 현대증권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현대증권의 2014년 3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3배로 경쟁사 대비 낮고 M&A 성사 시 경우에 따라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A의 진행여부, 성공 가능성 등을 고려해 투자의견을 재조정하겠다고 했다.

한편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현대증권도 M&A 시장에 매물로 나옴에 따라 증권업계는 본격적인 구조 개편에 놓일 것으로 예상했다. 서 애널리스트는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구조조정을 먼저 추진, 반사이익을 시현할 수 있는 대형사인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등은 긍정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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