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 '2세 경영' 본격화

입력 2013-12-23 20:59   수정 2013-12-24 03:50

차남 김남정 동원엔터 부사장, 사장 안 거치고 부회장 승진


[ 최만수 기자 ]
동원그룹이 2세 경영을 본격화한다.

동원그룹은 23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내년 1월1일부로 창업주인 김재철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40)을 동원엔터프라이즈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한다고 밝혔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그룹의 지주회사다. 장남인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2004년 동원그룹의 금융부문을 맡아 그룹에서 독립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장남과 차남이 각각 그룹의 금융과 산업 부문을 맡는다는 것은 오래전 결정된 후계 구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장을 거치지 않고 곧장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것은 좀 더 책임 있는 자리에서 경영 전반을 챙기도록 배려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김 회장이 당분간 그룹의 중요한 문제를 직접 결정하겠지만 서서히 그룹 일을 김 신임 부회장에게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임 김 부회장은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후 1996년 동원산업에 생산직으로 입사, 창원공장에서 4개월간 참치통조림을 직접 제조했다. 이후 3년간 서울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백화점 등에 직접 물건을 배달하는 일을 했다. 이후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과 동원시스템즈경영지원실장에 이어 2011년부터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 및 2008년 인수한 미국의 참치캔 회사 스타키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2012년 초부터 겸임)를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김 부회장은 앞으로 동원그룹의 핵심 역량 강화와 그룹 미래 전략 수립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평소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잘 어울리는 소탈한 성격이지만 업무에서는 치밀하고 꼼꼼한 편”이라고 말했다. 부인은 신건 전 국정원장의 삼녀인 신수아 씨다.

한편 동원그룹은 박부인 동원산업 사장을 동원산업 부회장(64)으로 승진시키고 신임 대표이사에 이명우 사장(59)을 임명했다. 이 사장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의 미주·유럽 마케팅담당을 거쳐 소니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한국코카콜라보틀링 회장, 한양대 경영대 교수 등을 지냈다. 국제 경영전문가인 이 사장은 앞으로 동원산업의 글로벌사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신영수 삼조쎌텍 사장, 정용세 동원팜스 사장, 박문서 동원CNS 부사장, 전효섭 동원T&I 상무, 정용완 올레브 전무 등은 각 계열사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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