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받기 전에 앱 사라져
[ 임근호 기자 ] “허탈하네요. 적립금을 2만원 가까이 모았는데 써보지도 못하고 날려버렸습니다.”
대학생 이정연 씨(23)가 보상형 광고앱(리워드앱)인 ‘애드위젯’(사진)에 가입한 것은 지난 5월. 스마트폰으로 광고를 보거나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하면 하루에 100원에서 200원을 벌 수 있다는 얘기에 솔깃해서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앱이 작동하지 않더니 업체가 망했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그는 “적립금은 그렇다 치고 개인정보가 혹시 팔려나가지는 않을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돈 버는 앱’으로 알려진 리워드앱과 관련한 피해 사례가 속출하면서 이용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리워드앱 업체가 100개가 넘을 정도로 난립하면서 애드위젯처럼 갑자기 사라지거나 적립금 환급을 미루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세한 업체가 많은 데다 이용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적립금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이를 구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실제 내용과 다르게 적립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에는 사실 조사를 거쳐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도 “업체가 사라지면 구제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숭규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과장은 “소비자가 돈을 내고 물건을 사는 게 아니다 보니 전자상거래법으로 규제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민사소송을 통해 업체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법이 있지만 피해 금액 자체가 적다 보니 이용자들은 그냥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오더라도 현행 법령으로 규제하기가 모호하다”며 “소비자가 조심해서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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