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규 기자 ] 외환은행이 카드사업 부문을 따로 떼어내 별도 회사로 조만간 독립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분리·출범하는 외환카드와 같은 그룹 계열사인 하나SK카드 간 통합 작업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이번주 중 이사회를 열어 카드 부문을 은행에서 분할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고 외환은행에서 분리되는 카드 부문을 지주 자회사로 편입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외환은행은 지난 7월 ‘카드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카드 부문 분할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마련해왔다. 2003년 발생한 ‘카드사태’에 따라 독립법인이었던 외환카드를 외환은행이 흡수한 이후 카드 부문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은행에 흡수되기 전 5%대였던 외환카드의 시장점유율은 최근 3%대까지 떨어졌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등이 잇따라 모은행에서 분사하면서 카드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은행 내 카드 부문으로는 전업계 카드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카드가 분리되면 내년 중 하나SK카드와의 통합이 가시화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하나SK카드는 2009년 말 하나금융(지분율 51%)과 SK텔레콤(49%)이 합작해 출범했다. 현재 회원 수는 732만명, 시장점유율은 4.6%다. 그동안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모바일 카드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지만 가맹점 부족 등으로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는 평가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가 합칠 경우 시장점유율이 약 8%에 달하면서 단숨에 업계 5위권으로 올라선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카드사가 합치면 중복되는 비용을 절감하고 마케팅에 더 집중할 수 있어 단기간에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얼마나 빨리 합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환카드 분사와 향후 하나SK카드와의 통합 등은 모두 외환은행 노사 간 협의가 이뤄져야 가능하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이 5년간 독립경영을 약속했다”며 각종 통합 작업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박람회장 발칵' 주식 자동매매 프로그램 등장
▶ 별장으로 쓰면서 은행이자 3배 수익 받는곳?
▶'미인주'만 골라 잡는 주식계의 진정한 카사노바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