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삼형제를 키워 낸 자녀교육 리얼 스토리

입력 2013-12-25 08:50   수정 2013-12-26 14:41

[ 이미나 기자 ] 아이비리그 졸업생의 30퍼센트와 노벨상 수상자의 20퍼센트를 배출하고, 아인슈타인이나 페이스북의 주커버그 등 세계적인 인재가 많은 유대인.
 
최근 각종 매체를 통해 유대인 교육법이 소개되면서 관심이 높아져 강남에서는 유대식 토론 교육을 한다는 학원이 성행할 정도다.
 
한국과 더불어 ‘자식에게 올인하는’ 민족인 유대인의 성공 비결은 그들의 가정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더욱이 최근 한 명도 아닌, 삼형제를 모두 각 분야 최고의 지위에 올라서게 한 유대인 부모가 있어, 그들의 형제 교육법이 주목받고 있다.

생명윤리학계의 세계적인 석학인 에제키엘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 출신으로 현 시카고 시장인 람 이매뉴얼, 제시카 알바나 리스 위더스푼 등 유명 연예인을 거느린 할리우드의 대형 에이전트 아리 이매뉴얼 삼형제가 그들이다.
 

 
<유대인의 형제 교육법>은 삼형제의 장남인 에제키엘이 자신의 가난하고 평범한 가정에서 삼형제가 어떻게 각자 자신만의 자리를 개척해 나갔는지를 풀어놓는다. 이매뉴얼 삼형제의 아버지는 주머니에 달랑 25달러를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온 유대인 의사였으며, 어머니는 부족한 생활에서 삼형제를 키우기 위해 물심양면 노력한 전형적인 유대인 어머니였다. 삼형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다루기 힘들고 시끄럽고 형제끼리 경쟁하는 아이들이었고 집은 언제나 난장판이었다. 특히 난독증과 주의력 결핍 장애를 가지고 있어 한시도 가만있지 못했다고 한다.

혈기 왕성한 아들 셋을 키우기란 공포와도 같지만, 그들의 부모는 근면하게 일하고 교육에 집중하며, 삼형제가 자유롭고 책임감 있는 유대인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었다고 강조한다. 강한 형제애로 똘똘 뭉친 패기 넘치고, 거침없고, 무섭도록 경쟁심 강한 삼형제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핫 아이콘이다. 저자는 삼형제의 성공 비결은 평범한 유대인 부모의 특별한 가정교육에 있다고 일깨워준다. 이 책은 아무것도 가진 것 없던 유대인 부모의 독특하고 강력한 자녀교육 방법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돋보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먼저 삼형제는 아버지로부터 근면함과 도전 정신, 그리고 경쟁심을 배웠다. 아버지 베냐민은 유대인 특유의 근면함을 가진 인물이었다고 한다. 하루 열네 시간씩 일했지만 매일 밤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 모험담을 자주 들려주는 친근한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삼형제에게 “의무와 모험이 손짓하면 무조건 도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또한 함께 체스를 두면서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가르쳤는데, 이는 무슨 일이든 공격적으로 하는 삼형제의 성향을 한층 강화시켰다. 삶은 경쟁이며 최고의 성과를 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아버지에게 배웠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어머니 마샤는 평등을 부르짖는 마틴 루터 킹의 시위에 삼형제를 이끌고 참가하는 열혈 운동가였다고 한다. 저자는 어머니를 통해 “누군가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지 않을 때 저항해야 하며 가족, 친구, 동료, 심지어 모르는 사람이라도 도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머니는 다른 사람에게 잔인하게 굴거나 존중하지 않을 때, 특히 형제간에 상처를 주는 행동을 용서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이 바탕이 되어 이매뉴얼 삼형제는 현재도 건강보험과 같은 미국 사회의 큰 이슈들을 해결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유대인은 죽기 살기로 경쟁하고 부단히 노력하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대인 이야기를 하면서 교육을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유대인의 교육열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저자의 부모는 여섯 살도 안 된 아들 셋을 위해 공부방을 따로 만들어주면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은 물질적으로 성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 환원을 비롯한 행복하고 충만한 삶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끊임없이 강조했다고 한다. 교육에 대한 부모의 지대한 관심과 함께 저자는 다음에서 언급하는 유대인 특유의 가정교육에 삼형제의 성공 비결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먼저 가족회의 시간의 토론이다. 주로 주방 식탁에서 서로의 생각을 터놓고 이야기한 가족 토론을 저자는 “파우와우”라고 불렀다. 흔히 생각하는 토론과는 달리 주제의 제한이 없던 이 가족 토론은 상당히 시끄러웠고, “얼간이, 바보 같은 놈” 같은 거친 말이 오갈 만큼 격해졌다고 한다. 혼란스러운 토론에도 규칙이 있었는데, 누구의 말이나 편견을 갖고 듣지 않아야 하며 어떤 의견도 존중받고 심사숙고하는 태도를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부모들은 특히 자식들에게 스스로의 생각을 말하도록 격려해서, 휴가를 정하거나 영화를 고를 때에도 삼형제와 상의하는 경우가 많을 만큼 자식들의 의견을 존중했다.

저자는 또한 자식에 대한 부모의 무한한 신뢰를 느꼈다고 말한다. 특히 누군가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지 않을 때 고스란히 당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말과 행동을 통해 배웠다. 저자가 선생님과 마찰을 빚어 어머니가 교장실로 불려왔을 때의 일이다. 보통 부모들은 자식에게 “너 뭘 잘못했니?”라고 다짜고짜 묻기 십상이지만, 어머니는 수업 시간에 있었던 일을 다시 설명해 보라고 하고는 “아들의 신념과 생각을 지지한다”며 교장을 설득해 문제를 해결했다. 유대인의 교육은 자식을 신념에 따라 행동하고 관습에 도전하도록 자극한다. 이는 부모의 강한 신뢰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13세에 치르는 성인식 바르미츠바를 통해 저자는 비로소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꿈꾸게 되었다고 한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온 삼형제는 부모의 로드맵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기 갈 길을 정했다. 첫째 에제키엘은 부모님이 언제나 바라온 의사의 길을 접기로 결정했으며, 둘째 람은 정치의 길을 선택했고, 셋째 아리는 당당하게 부를 추구할 것을 선언했다. 삼형제의 부모는 자식들에게 관심 있는 분야를 스스로 찾도록 격려했다. 뭐든지 스스로 결정하고 집안 문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험을 해본 아이는 늘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하거나 자기가 무력하다고 느끼는 대신, 자기에게 힘이 있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느낀다.

학교 교육을 중시하고 가정교육에 철저한 유대인의 교육법은 한국의 그것과 상당 부분 맞닿아있다. 특히 자식들에게 자유와 책임을 강조하며, 이른 성인식 이후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하도록 하는 유대인의 교육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대인 부모의 독특하고 강력한 자녀교육 방법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돋보이는 이 책은 형제를 키우는 한국의 열성적인 부모들에게 소통, 여행, 적극적인 격려와 자신감 불어넣기를 실천하는 부모야말로 최고의 조력자라는 점을 깨닫게 한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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