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터데임 대학의 데이비드 베넷 교수가 이끄는 미국 연구진은 지난 2011년 뉴질랜드와 태즈메이니아의 망원경을 이용해 궁수자리에 있는 별의 밝기 변화를 연구하던 중 떠돌이 행성과 그 위성일 가능성이 있는 두 천체의 신호를 발견했다고 과학 논문 초고 사이트 arXiv에 발표했다.
이들은 별을 관찰하는 도중 별이 일시적으로 밝아지는 희귀한 '마이크로 렌징' 현상, 즉 별이나 행성 또는 다른 천체가 지구와 먼 별 사이를 지나가면서 그 중력에 의해 별빛이 확대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하와이의 케크 망원경을 비롯한 남반구의 다른 망원경들을 동원해 이런 현상을 확인한 뒤 관찰 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지구와 먼 별 사이를 지나간 두 천체가 해왕성 크기의 행성을 거느린 작은 별이거나 지구 절반 크기의 달을 거느린 목성 4배 크기의 행성일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MOA-2011-BLG-262'라는 번호가 붙은 이 두 천체는 지구와의 거리가 비교적 가깝다면 작은 별과 행성일 가능성이 크고 더 멀다면 큰 행성과 달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만일 후자로 확인될 경우 이는 최초의 외부 위성, 즉 태양계 밖에서 발견된 최초의 달이 된다.
어느 쪽이든 독자적으로 먼 우주를 떠다니는 천체 시스템의 존재를 말해주는 것이며 이는 외부 행성과 그 위성이 어떻게 홀로 떠돌아다니게 됐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어떤 별에도 묶이지 않고 홀로 떠도는 행성들이 수십억 개에 달한다는 단서는 과거 연구에서도 발견됐지만 이런 행성들은 격렬한 중력 상호작용에 의해 항성계에서 쫓겨난 것이므로 달을 거느렸다 해도 축출 과정에서 잃게 되기 때문에 달을 거느린 떠돌이 행성의 존재는 새로운 수수께기가 된다.
연구진은 "지구 절반 크기의 달을 거느린 큰 떠돌이 행성은 이전에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등급의 시스템"이라면서 현 단계에서는 외부행성-달의 발견을 주장할 수 없지만 이 연구는 마이크로 렌징 기법이 외계 위성을 찾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태양계 밖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행성의 수는 1000개가 넘고 우리 은하에는 이런 행성들이 수천억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알려진 외부행성 가운데 대부분은 목성이나 해왕성 같은 거대한 가스 행성으로 생명체 서식에는 부적합한 환경이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많은 행성 주위를 돌고 있는 위성들을 주목하고 있다. 일부 위성들은 생명체가 서식할 수 있을 만큼 크고 대기가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성들은 행성보다 훨씬 작고 희미해 발견하기가 더욱 어렵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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