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SK하이닉스
전문가 심층진단 - 서원석 <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wonseo@truefriend.com >
내년부터 투자금 회수 진입…삼성전자와의 격차 좁히기 남아
세계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강자 중 하나인 SK하이닉스에 작년과 올해는 한 편의 극적인 드라마였다. 작년 2월 SK텔레콤 품에 안기면서 채권단 관리를 벗어나 SK그룹의 일원이 된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일본 엘피다가 파산 선언을 하는 등 D램 시황은 SK하이닉스에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PC 수요 둔화에 따라D램 가격이 급락했고, 작년 한 해 적자를 기록해야 했다. PC 쪽 주력 제품인 2기가바이트 DDR3 D램 가격은 6월 1달러17센트에서 거래되다가 11월에는 80센트로 32% 하락했다.
실적에 청신호가 들어온 것은 올해부터다. 모바일 기기의 수요 회복과 D램 업체들의 공급 조정으로 D램가격이 바닥을 치고상승한 것. 올해 1분기에는 D램 사업부문이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지속적인 상승세를 거쳐12월 현재 2기가바이트 DDR3 D램 가격은 1달러97센트까지 뛰었다. 일부 D램 제품은 이익률이 50%에 육박할 정도다.
○화재 전화위복…사상 최대 실적
또 다른 악재가 돌출했지만 전화위복이 되기도 했다. 지난 9월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에서사상 초유의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재해 상황 속에서도 전 직원이 발빠르게 대응해 피해를 빨리 복구할 수 있었다. 이 화재로 D램 공급 부족이 가중되면서D램 가격이 상승하자 SK하이닉스 실적 피해는 최소화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매출 14조2000억원, 영업이익 3조3600억원, 순이익 2조58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3분기에 매출 4조800억원, 영업이익 1조1600억원, 순이익 958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주가도 이를 반영해 올해 초부터 이달까지 40% 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
D램29나노(nm)를 양산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앞으로 D램 25나노 양산을 통해업계 선두권에 합류할 전망이다. 또 범용화된 PC D램 중심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 제품인 모바일 D램, 서버 D램, 그래픽 D램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PC D램 수요 감소라는 리스크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이 회사는 모바일 D램과 낸드 플래시를 모두 생산하고 있어내장형 멀티미디어카드(eMMC), 임베디드 멀티칩 패키지(eMCP) 등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사용되는 부품 수요 증대의 수혜도 기대된다.
D램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도 SK하이닉스에 우호적이다.1990년도에는 한국 미국 일본 등에서 26개 D램 회사들이 경쟁했다.극심한 산업 위기를경험하는 동안 경쟁력낮은 후발업체들이 퇴출됐다. 2000년 14개, 2010년 8개로 줄었다. 올해는 미국 마이크론의 일본 엘피다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실질적으로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3강 구도가 형성됐다.
○경쟁 완화로 수익성 지속 개선
시장 경쟁 완화로 D램 산업에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낸드 수요 역시 USB 드라이브, 디지털 카메라, MP3 플레이어로 이어져온 성장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제품 적용화에 이어 PC와 서버 등에 사용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까지 적용 폭이 확대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내년부터 시설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투자 수요는 감소하는 대신 안정적인 제품 가격과 수익성을 통해 이익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등가물 3조1000억원,차입금 5조3000억원의 재무상태를 보였다. 순차입금은 2조2000억원이었다.안정적인 수익에 줄어든 투자자금 수요로 꾸준히 현금이 증가했다. 4조4000억원의 영업이익과 3조3000억원의 감가상각비,6조9000억원의 현금이 발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의 격차 좁히기’가 과제
SK하이닉스가 꼭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과제가 있다. 메모리 사업의 주도군이 PC·서버의 컴퓨팅 제품에서 스마트폰·태블릿PC의 모바일 제품으로 변화하고 있다. 단품을 파는 부품사업에서 각종 관련 제품까지 제공하는 응용사업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도시바, 마이크론과 비교해 시장 점유율과 제품 경쟁력이뒤지는 약점을 갖고 있었다. 올 들어 그 격차를 줄이거나 오히려 능가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선두업체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오히려벌어졌다. 삼성전자는 단층으로 배열된 셀을 수직으로나열한 3D 낸드 등을 통해 기존 미세공정 전환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제품을 중국 시안 공장에서 내년 1분기부터 양산한다.SK하이닉스 역시 낸드 기술의 최고봉인 3D 낸드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내년 하반기에는 양산할 수 있어야 한다.
낸드플래시의 차세대 성장 동력인 SSD 시장 역시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SSD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낸드플래시 제품 경쟁력을 보완해줄 수 있는 각종 응용제품 생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해 6월 미국 LAMD 인수 등을 통해 이 시장의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서원석 <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wonseo@truefriend.com >
전문가 심층진단 - 서원석 <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wonseo@truefriend.com >
내년부터 투자금 회수 진입…삼성전자와의 격차 좁히기 남아
세계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강자 중 하나인 SK하이닉스에 작년과 올해는 한 편의 극적인 드라마였다. 작년 2월 SK텔레콤 품에 안기면서 채권단 관리를 벗어나 SK그룹의 일원이 된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일본 엘피다가 파산 선언을 하는 등 D램 시황은 SK하이닉스에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PC 수요 둔화에 따라D램 가격이 급락했고, 작년 한 해 적자를 기록해야 했다. PC 쪽 주력 제품인 2기가바이트 DDR3 D램 가격은 6월 1달러17센트에서 거래되다가 11월에는 80센트로 32% 하락했다.
실적에 청신호가 들어온 것은 올해부터다. 모바일 기기의 수요 회복과 D램 업체들의 공급 조정으로 D램가격이 바닥을 치고상승한 것. 올해 1분기에는 D램 사업부문이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지속적인 상승세를 거쳐12월 현재 2기가바이트 DDR3 D램 가격은 1달러97센트까지 뛰었다. 일부 D램 제품은 이익률이 50%에 육박할 정도다.
○화재 전화위복…사상 최대 실적
또 다른 악재가 돌출했지만 전화위복이 되기도 했다. 지난 9월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에서사상 초유의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재해 상황 속에서도 전 직원이 발빠르게 대응해 피해를 빨리 복구할 수 있었다. 이 화재로 D램 공급 부족이 가중되면서D램 가격이 상승하자 SK하이닉스 실적 피해는 최소화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매출 14조2000억원, 영업이익 3조3600억원, 순이익 2조58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3분기에 매출 4조800억원, 영업이익 1조1600억원, 순이익 958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주가도 이를 반영해 올해 초부터 이달까지 40% 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
D램29나노(nm)를 양산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앞으로 D램 25나노 양산을 통해업계 선두권에 합류할 전망이다. 또 범용화된 PC D램 중심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 제품인 모바일 D램, 서버 D램, 그래픽 D램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PC D램 수요 감소라는 리스크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이 회사는 모바일 D램과 낸드 플래시를 모두 생산하고 있어내장형 멀티미디어카드(eMMC), 임베디드 멀티칩 패키지(eMCP) 등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사용되는 부품 수요 증대의 수혜도 기대된다.
D램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도 SK하이닉스에 우호적이다.1990년도에는 한국 미국 일본 등에서 26개 D램 회사들이 경쟁했다.극심한 산업 위기를경험하는 동안 경쟁력낮은 후발업체들이 퇴출됐다. 2000년 14개, 2010년 8개로 줄었다. 올해는 미국 마이크론의 일본 엘피다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실질적으로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3강 구도가 형성됐다.
○경쟁 완화로 수익성 지속 개선
시장 경쟁 완화로 D램 산업에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낸드 수요 역시 USB 드라이브, 디지털 카메라, MP3 플레이어로 이어져온 성장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제품 적용화에 이어 PC와 서버 등에 사용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까지 적용 폭이 확대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내년부터 시설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투자 수요는 감소하는 대신 안정적인 제품 가격과 수익성을 통해 이익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등가물 3조1000억원,차입금 5조3000억원의 재무상태를 보였다. 순차입금은 2조2000억원이었다.안정적인 수익에 줄어든 투자자금 수요로 꾸준히 현금이 증가했다. 4조4000억원의 영업이익과 3조3000억원의 감가상각비,6조9000억원의 현금이 발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의 격차 좁히기’가 과제
SK하이닉스가 꼭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과제가 있다. 메모리 사업의 주도군이 PC·서버의 컴퓨팅 제품에서 스마트폰·태블릿PC의 모바일 제품으로 변화하고 있다. 단품을 파는 부품사업에서 각종 관련 제품까지 제공하는 응용사업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도시바, 마이크론과 비교해 시장 점유율과 제품 경쟁력이뒤지는 약점을 갖고 있었다. 올 들어 그 격차를 줄이거나 오히려 능가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선두업체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오히려벌어졌다. 삼성전자는 단층으로 배열된 셀을 수직으로나열한 3D 낸드 등을 통해 기존 미세공정 전환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제품을 중국 시안 공장에서 내년 1분기부터 양산한다.SK하이닉스 역시 낸드 기술의 최고봉인 3D 낸드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내년 하반기에는 양산할 수 있어야 한다.
낸드플래시의 차세대 성장 동력인 SSD 시장 역시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SSD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낸드플래시 제품 경쟁력을 보완해줄 수 있는 각종 응용제품 생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해 6월 미국 LAMD 인수 등을 통해 이 시장의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서원석 <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wonseo@truefriend.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