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장진모 기자 ]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역내 긴장을 높이는 쓸데없는 도발이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이웃 국가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신문은 중국이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해 한·미·일 3국이 안보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이런 분위기를 망친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 오키나와현의 미군 후텐마 비행장 이전지 매립 승인으로 미·일 간 군사동맹이 한층 강해질 수 있게 됐지만 이번 참배로 상황이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뉴욕 타임스는 27일 ‘일본 총리가 평화주의에서 분명히 멀어졌다’는 기사를 통해 “일본은 미국의 신뢰할 만한 동맹국이 아니라 점차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일본의 저명한 철학자인 다카하시 데쓰야 도쿄대 교수의 말을 인용, 아베 총리의 최근 행보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표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자 ‘일본의 위험한 국수주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도 아베 총리의 우경화 행보는 신뢰를 해치는 행위로 미국은 아베 총리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독일의 중도 보수 성향의 일간지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28일 사설에서 “아베 총리는 자신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이웃 국가들, 특히 중국과 한국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며 “아베 총리는 여당 내부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자신의 민족주의 성향을 이용해 이득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한 발짝 더 나아가 외교·안보 업무를 총괄하는 양제츠 국무위원이 28일 담화를 통해 아베 총리의 참배를 성토했다. 중국 정부의 부총리급 간부가 직접 항의 담화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 정부는 미국 정부가 동맹국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실망 성명’을 발표함에 따라 야치 쇼타로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 초대국장 내정자를 내년 1월 미국에 보내 사태 수습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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