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진규 기자 ] 조미김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예맛식품은 지난해 ‘수출 대박’이 났다. 5~11월 7개월간 360억원어치의 조미김을 미국에 수출했다. 지난해 1~11월 한국의 미국에 대한 김 수출액(683억원)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이는 미국 코스트코가 ‘커클랜드’란 자체상표(PB)로 예맛김을 팔기 시작한 결과다. 코스트코의 PB식품 중 아시아 기업이 만드는 것은 예맛식품의 김이 유일하다.
○371억장 팔렸다
1일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작년 초부터 11월 말까지 해외로 나간 한국 김은 총 3714만속으로 집계됐다. 1속은 김 100장을 말하니까 총 371억4000만장이 판매된 것이다. 2012년 한 해 동안 수출한 물량(3567만속)을 11개월 만에 넘어섰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최대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작년 1~11월 대미 김 수출액은 6108만달러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1.6% 많은 수치다. 한국산 김이 많이 팔리면서 미국 마트에선 김의 포장지에 일본식 표기인 ‘노리(nori)’ 대신 ‘korean seaweed’ ‘kim’ 등을 사용한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일본(5414만달러), 태국(3352만달러), 중국(3010만달러)이 뒤를 이었다. 일본 수출액은 엔저현상이 지속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9.5% 줄었지만, 태국과 중국 수출액은 각각 5.3%, 3.2% 늘었다.
예맛식품은 올해 수출량을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권동혁 예맛식품 대표는 “내년 유럽 수출을 시작해 총 740억원의 수출액을 달성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전남 신안군에 있는 공장의 생산라인을 11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또 “미국 유통업체인 세이프웨이와 함께 미국 현지에 마른김 공장을 지어 현지에서 직접 유통하는 것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지인 입맛에 맞췄다
업계에서는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했다. 엄윤형 동원F&B 해외사업부 상무는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은 김을 밥에 싸먹는 문화가 없기 때문에 현지의 음식문화를 분석해 이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동원F&B는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전략 상품으로 스낵 형태의 김을 개발, ‘키미(kimmy)’란 브랜드로 출시해 히트를 쳤다. 짠맛은 줄이고 바삭한 느낌을 살린 제품으로, 지난해 30억원어치가 팔렸다. 삼해상사는 태국의 전통음식의 맛을 내는 스낵 형태의 김을 출시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일부 공립학교의 스낵코너에서 조미김이 간식으로 판매되고 있다.
동원F&B는 참치캔 중국 수출을 위해 협력하고 있는 광밍(光明)그룹을 통해 김 유통망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광밍그룹은 중국 전역에 1만여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유통업체다. 사조해표도 수출 경로를 다변화해 김 수출액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건강식이란 점을 강조, 지난해 300억원을 기록한 해외 매출을 올해는 큰 폭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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