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바뀌고 또 변해야 산다

입력 2014-01-02 20:31   수정 2014-01-03 04:00

비효율·후진성 여전한 정치는 물론
변질된 노동운동, 부당 기업행태도
다 바뀌어야 더 나은 미래 열 수 있어

조장옥 < 서강대 교수·경제학 choj@sogang.ac.kr >



새해가 되면 이루고 싶은 소망과 결심을 나누게 된다. 그리고 나라와 사회가 보다 나은 방향으로 진보하기를 희망하게 된다. 지난 한 해, 민초들은 무언지 답답하다는 느낌을 갖고 살았던 것 같다. 새 대통령이 선출돼 많은 희망을 안고 출발했지만 한편으로는 실행할 수 없는 공약을 확인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선거 후유증으로 ‘국가정보원’ 이외에는 읽고 들은 것이 별로 없어 보인다, 지난 한 해 마지막으로 이 나라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은 철도노조 파업이었을 것이다.

공공기간산업의 민영화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을 수 있고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 그러나 경쟁이 산업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원리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도노조는 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파업을 결정하고, 짧지 않은 기간 파행을 초래한 것이다. 철도노조 파업을 작은 사건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이것이 2013년 대한민국의 현실임을 인식해야만 한다.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한쪽에서 자화자찬에 열중하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는 달나라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후진적 행태들이 비일비재한 것이다.

이 나라의 정치는 개혁돼야만 한다. 지금 이 나라의 정치는 모든 비효율과 후진성의 진앙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대표라고 하는 국회를 보라. 그들은 그들만의 정치놀음을 위해 상시파업을 진행하는 또 다른 철도노조가 아니고 무엇인가. 모든 정책의 시발점이 입법임에도 불구하고 무엇 하나 되는 일이 없지 않은가. 자기들이 법으로 정해 놓은 시한을 무시하기 일쑤이고 서민의 경제활동을 위해 그토록 필요하다는 법안들을 제쳐 놓는 것 또한 다반사이지 않은가. 이런 사람들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기고 또 한 해 흘러가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면 새해가 반갑지만은 않다.

이 땅의 노동운동은 바뀌어야만 한다. 어느 나라이건 노동자의 나라가 아닌 나라가 지구상에 어디 있는가. 노동운동은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노동운동이 다른 목적을 위해 변질될 때 초래되는 경제·사회적인 해악은 헤아리기 쉽지 않다. 지금 이 나라의 교육자들, 공기업과 공직자 집단, 기업에 존재하는 노동조합이 과연 노동자 전체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 90%의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못한 동료 노동자들의 임금, 노동환경, 직업의 안정성을 위해 10%의 노동조합은 립서비스 이외에 무엇을 했는지 자문하고, 오히려 해를 끼친 것은 아닌지 반성할 때라는 말이다.

기업 또한 바뀌어야 한다. 경제민주화라는 희한한 용어가 그토록 회자되는 배경에는 기업, 특히 대기업이 부당하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와 같은 인식이 자리 잡기까지 대기업의 행태가 옳지 않았던 측면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 기업의 의사결정이 1인 지배의 독단보다는 효율성과 생산성 위주로 이뤄져야 하고 기업의 사회적인 기능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시대가 눈앞에 있음을 깊이 인식할 때인 것이다. 그리고 효율성과 사회성의 확보가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뀔 때까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해 벽두부터 너무 무거운 소리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새해가 되면 꿈을 이야기 하고 국가와 사회의 진보를 꿈꾸며 보다 선명한 무지개를 그리는 것이 당연하다. 지난 한 해 힘들었지만 우리에게도 당연히 그와 같은 권리와 자유가 있다. 새해에는 정치가 서민의 것이 되고, 정책이 분명한 지향점을 갖고 시행됐으면 좋겠다. 한쪽은 경기부양을 지향하는데 다른 한쪽은 발목을 잡는 묘한 정책배합으로는 무지개를 잡을 수 없다. 새해에는 건강한 아이들이 많이 태어났으면 좋겠고,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새해에는 모두가 지난해보다는 나아졌다는 생각으로 세모를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새해가 시작되는 지금, 우리 모두의 꿈이 실현되는 튼튼한 말의 해를 상상한다.

조장옥 < 서강대 교수·경제학 choj@sogang.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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