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을 비롯해 국내 금융회사들은 지금까지 고객을 ‘가계’와 ‘기업’으로 분리했다. 이는 향후 금융환경의 변화에 맞지 않는다는 게 하나금융의 판단이다. 기본적으로 고객은 ‘가계’와 ‘기업’을 통해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는 게 하나금융의 설명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사진)은 “가계와 기업, 양쪽의 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행동 분석 등을 통해 고객을 늘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또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캐피털 등 업권의 경계를 뛰어넘는 금융서비스를 만드는 데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은 이미 업종 구분이 없어졌는데 금융회사들이 관성적으로 칸막이를 치고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 회장은 “다른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의 회사가 앞으로 금융회사의 경쟁 상대가 될 것”이라며 ”이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미래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마케팅 방식도 바꿀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지금도 국내 금융회사 중 가장 큰 규모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해외 점포망을 가진 외환은행을 지난해 완전한 그룹 자회사로 만들었고, 해외 교포은행 중 유일하게 미국 연방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BNB은행도 인수했다. 김 회장은 “글로벌 시너지와 성과를 최고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며 “향후 글로벌 사업비중을 국내와 버금갈 정도로 키우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국내 최초로 모바일뱅킹을 시작하는 등 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며 대외적으로도 성과와 위상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조직 구성과 마케팅 방식은 그대로 머물러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금융의 흐름, 그 자체가 바뀌고 있는 만큼 시장의 변화를 내다보고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국내외 금융시장의 국면이 전환하고 있는 지금이 바로 새로운 기회”라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판’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금융, 모바일 신용카드 등에서 하나금융이 그동안 혁신을 주도하며 새로운 ‘국면’을 이끌어낸 것처럼 여러 업종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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