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동안 주가 4% 넘게 폭락 … 추가 하락 배제 못해
작년 4분기 이어 1분기 중요 … 투자자 시각 주목해야
한국 증시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에 경고등이 켜졌다. 4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때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뒤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130만원 대로 밀린 주가가 더 내려앉을 수 있다는 불안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는 7일 4분기 실적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 2일 새해 첫 장이 열리자마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매도세는 오후 들어서도 이어졌고 주가는 4% 넘게 빠졌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흔들리자 코스피도 폭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44.15포인트(2.20%) 내린 1967.19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4.59% 떨어진 130만9000원으로 밀렸다.
삼성전자 주가 급락의 원인은 4분기 실적 우려감 때문이다. 사상 첫 10조원을 넘었던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비슷한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적발표가 다가오면서 눈높이가 잇따라 낮아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 부문 악화와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 신경영20주년 특별상여금 등이 반영돼 영업이익이 쪼그라들 것이란 예상이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가 바닥은 아니다"며 "4분기는 물론이고 오는 1분기 실적도 개선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130만원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JP모건의 부정적 보고서 이후 주가가 120만원대로 밀렸던 것과 비교해서도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당시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120만원 대를 바닥으로 보고 매수한 데 반해 지금은 130만원에서도 팔고 있다는 것.
송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성과급 등 일회성 요인이 많기 때문에 의미가 크지 않다"며 "1분기에도 10조원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장의 부정적 시각은 더 확실해 질 것 "이라고 말했다
박영주 현대즉원 연구원은 "막연한 불안감에 의한 하락이 아니라고 본다"며 "영업이익 8조원 대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지만 반등 여지는 높지 않다"고 말했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실적 불안감이 해소될 때까지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실적 우려를 감안해도 낙폭이 과대해, 저점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이민희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최악의 실적 시나리오가 제기됐던 작년 7월 저점과 비슷한 수준에 있다"며 "4분기 실적악화는 작년 하반기 모바일 세트업체들의 부품 재고조정이 지속되면서 나타난 후행 결과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환율변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가 없다"며 "지금이 삼성전자 주식을 저가 매수 할 때"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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