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회 직원들 인건비 삭감에 적극 나섰다는데

입력 2014-01-03 10:55   수정 2014-01-10 17:19

(김재후 정치부 기자) 국회의원들이 정부가 제출한 새해 예산을 많이 깎았어요. 전체 삭감 규모는 1조8800억원 가량. 꽤 큰 돈인데요. 그 중에서도 지역 SOC(사회간접자본) 예산과 국회의원들을 위한 예산은 심사과정에서 늘려 눈총을 받고 있어요. 자신들에 이해 관계가 걸려 있는 사항은 ‘하트가 그려진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만도 해요.

그런 국회의원들이 국회 예산을 삭감한 것도 있어요. 국회의원들이 세비가 아닌 국회 직원들의 인건비가 그런데요. 항목은 다음과 같아요. 국회사무처인건비(2523억7400만원 중 900만원 삭감), 국회도서관인건비(201억6900만원 중 400만원), 국회예산처인건비(89억2900만원 중 100만원), 국회입법조사처인건비(83억4700만원 중 200만원) 등이에요. 금액은 크지 않지만, 국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인건비를 대부분 깎은 게 주목되는데요.

사정이 있더라고요. 예산 심사 과정을 지켜본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국회 직원들의 인건비 삭감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적극 나섰다는 게 공통된 전언이에요. 특히 국회 산하의 입법조사처 예산정책처 등이 타깃이 됐다고 하고요.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보고서를 잇따라 냈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기도 했어요. 실제 국회 입법조사처와 예산정책처는 작년에 4대강사업 박근혜공약 증세없는 복지 등 행정부가 내놓은 발언과 사업들에 관해 보고서를 내놨는데, 그게 비판적인 내용이었어요.

이 때문에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선 “왜 여당에 불리한 보고서들을 국회 입법조사처나 예산정책처가 내놓느냐”는 분위기가 많았거든요. 그 결과 국회 직원들의 예산을 깎았다는 것이에요. 민주당 의원들은 같은 이유로 직원 인건비 삭감에 반대하고 나섰다고 하고요. 그 조율된 결과가 위의 숫자들이라네요.

국회 관계자는 “금액은 크지 않지만, 인건비를 깎았다는 건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인원 충원도 못할 뿐더러 조심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지 않느냐”고 예산 통과 뒤 기자에게 말했어요. 국회 직원들에 유용한 입법정보화 예산을 깎은 것(155억6000만원 중 8000만원 삭감)도 그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고요.

다른 국회 관계자는 “여야가 정략적으로 예산을 다루는 건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박관용 국회의장이나 임채정 국회의장 시절엔 국회 직원을 같은 편으로 봤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어서 아쉽다”고 토로했어요.

참, 입법조사처 등은 새누리당이 야당 시절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행정부를 견제해 입법부의 입법 역량 강화를 목표로 주장해 만들어졌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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