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시티 '좀세지', "푸짐한 정성의 나쁜 매력"

입력 2014-01-04 07:00   수정 2014-01-04 07:04

<p style='text-align: center'>영화 속 천사 같은 여주인공
그 옆에 더 끌리는 나쁜 여자
Bad bad bad bad girls
-이효리, 'Bad Girls' 중</p> <p>얼마 전 영화 '토르: 다크월드'가 개봉하고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 있다. 우람한 체격과 멋진 금발, 반듯한 마인드인 주인공 '토르'가 아니라, 약간 마른 몸, 비웃는 듯한 미소, 약간 꼬여있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악역 '로키'이다. 그의 나쁜 매력에 빠진 관객들은 ''토르: 다크월드'가 아니라 '로키: 다크월드'를 본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p> <p>요즘은 아무래도 무조건 착한 주인공보다 나쁜 매력이 풀풀 풍기는 악역이 더 끌리는 시대인 것 같다.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멋진 슈퍼 히어로가 되어 악당을 물리치는 것은 이제 살짝 식상하다. 직접 악당이 되어 짓궂은 장난을 치며 통쾌하게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신선한 게임이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p> <p>그 중 최근 출시된 조이시티의 '좀비가 세상을 지배한다(이하 좀세지)'와 하프브릭의 '콜로사트론'에 대해 차례로 소개하겠다. 스타트는 런게임인 '좀세지'가 힘차게 끊어보겠다.
</p> <p>■ '귀여운 주인공 좀비, 신선한 나쁜맛'</p> <p>'좀세지'는 조이시티의 자체개발작 런게임으로 2013년 12월 20일 출시되었다. 출시 이후 인기 게임 순위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주목을 받으며 달리고 있다.</p> <p>일반적인 좀비의 이미지는 괴기스럽고, 끔찍하고, 징그럽고, 무섭다. 따라서 귀여운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명백한 악당의 비주얼이다. 여기에 무작위로 주변인을 공격해 감염시키며 기하급수적으로 수가 불어나 떼로 몰려다닌다. 한번 물리면 운 좋은 주인공 빼고는 100% 감염이다. 하지만 동시에 영화 '레지던트이블' 등에서 볼 수 있듯 대부분 주인공에게 대규모 학살(?)을 당하는 강하면서 나약한 존재이다.
▲ 영화 '레지던트 이블' 스틸컷 중
</p> <p>하지만, '좀세지'에서는 이런 좀비들의 일반적인 이미지를 180도 바꿨다. 일단 귀엽다. 각자의 개성이 넘치면서도 보자마자 '좀비가 이렇게 귀여울리 없어!'를 외치며 인형으로 만들어 꼭 끌어안고 자고 싶을만큼의 비주얼을 자랑한다.
</p> <p>또한 게임에서 좀비들은 더 이상 피해자의 역할이 아니다. 당당히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해 게임을 이끌어간다. 주인공의 총에 맞아 맥없이 쓰러지는 'one of them'이 아니라 'the one'이다. 따라서 귀여운 비주얼과 1인칭 좀비 시점으로 색다름을 더해 '신선한 나쁜맛'을 느낄 수 있다.</p> <p>■ '사업팀 '신의 한수', 김밥 좀비와 청새치 지휘봉'</p> <p>게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파헤쳐보자. 우선 귀여운 좀비들의 모습을 살펴보자면 정말 다양한 것을 알 수 있다. 김밥옷을 입고 오뎅 꼬치 지휘봉을 들고 있는 좀비, 찜질방 옷을 입고 식혜 지희봉을 들고 달리는 좀비, 상어 옷을 입고 청새치 지휘봉을 들고 달리는 좀비 등 각양각색이다.
</p> <p>여기서 지휘봉은 일반적인 런 게임의 펫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조이시티 사업팀의 '신의 한수'라고 생각한다. 은근 봉투 좀비(전기톱 지휘봉과 세트)가 청새치 지휘봉(샤크 좀비와 세트)을 들고 있으면, 정장 치마에 후드티를 입은 것처럼 신경 쓰이기 때문에 결국 구매를 하게 된다.</p> <p>이런 귀엽고 특색있는 좀비들은 단순히 수집욕만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귀여운 외형과 모션에 사람을 감염시키는 모습이 영화에서처럼 잔인하거나 무섭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따라서 다소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게임 방식도 무난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p> <p>
깨알같이 귀여운 요소들도 숨어있다. 대기 화면에서는 기본 설정으로 해 놓은 좀비와 아이템을 사용할 경우 이어 달릴 수 있는 좀비를 볼 수 있다. 이 때 이들은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장난을 치기도 한다. 모르긴 몰라도 여성 PM의 섬세한 센스가 아닐지 싶다.</p> <p>■ '지하철 및 공공장소 '움찔주의''</p> <p>게임의 전반적인 진행 방식은 여타의 런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굳이 말하자면 세로로 달리는 '쿠키런' 같은 느낌이다. 폭탄, 장애물, 화염병, 굴러오는 공, 돌직구(?) 등을 요리조리 피하며 멀리 가는 게임이다. 물론 체력도 있다. 달리는 중에 사람을 부지런히 공격해 감염시키지 않으면, 체력이 금방 떨어진다. 총 달린 거리와 감염시킨 사람 수가 합산되어 점수가 매겨진다.</p> <p>감염된 사람들은 좀비가 되어 떼를 이루게 된다. 이 때 좀비떼를 화면을 살짝 스크래치하면 일렬로 만들 수도 있고 펼칠 수도 있다. 일렬로 할 경우 속도가 빨라지고, 펼칠 경우 사람을 하나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p> <p>이 두 가지를 적절하게 이용해야 체력이 다 떨어지기 전에 음식(체력 증가 아이템)이 있는 곳까지 도달하면서도 높은 점수를 기록할 수 있다. 사람을 많이 감염시키고자 하는 욕심에 떼로만 달리다가는 음식까지 도달하지 못해 체력 부족으로 죽고, 멀리 가고자 하는 욕심에 일렬로만 달려 충분히 감염시키지 못한다면 친구보다 100M를 더 달려도 점수가 적게 나올 수 있다.</p> <p>주의사항이 있다면, 모든 런게임이 그렇겠지만 공공장소에서 할 때 '움찔주의'이다. 지하철에서 '좀세지'를 즐길 때 가장 신경쓰인 것은 나도 모르게 좀비가 장애물에 부딪치거나 아이템을 놓쳤을 때 엉덩이가 움찔 거리는 것이었다. 지하철에서 몸을 움찔 거리는 사람을 본다면, '좀세지'를 하고 있는건 아닌지 의심해볼만 하다.</p> <p>■ '조이시티의 색다른 모습, 푸짐한 정성에 잔반'</p> <p>무엇보다 '좀세지'에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조이시티의 대표작인 '룰더스카이' 이미지를 탈피했다는 것이다. 조이시티에서는 '룰더주', '두근두근 하늘사랑' 등의 자체개발작 게임이 출시되기는 했지만, '룰더스카이'와 크게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없었다. '바코드 풋볼러'나 '다같이 칼칼칼' 등의 색다른 게임의 경우 자체 개발작이 아니었다.</p> <p>'좀세지'는 이미지 변신을 완벽하게 했다. 하지만 동시에 조이시티의 색깔을 완전히 버리지 않았다. 귀여운 캐릭터와 편안하고 친근한 게임 방식은 조이시티 게임들의 가장 큰 강점이다. 청순하기만 했던 여배우가 이미지변신을 통해 섹시한 모습을 보여주듯, 조이시티는 '좀세지'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 조이시티의 '룰더스카이'
▲ 조이시티의 '룰더주'
</p> <p>여기에 조이시티가 얼마나 게임에 신경을 썼는지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마치 오랜만에 집에 내려간 아들에게 어머니가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준 밥상을 보는 느낌이다. 아들이 집에 있을 때 맛있다고 말한 적 있는 음식은 죄다 차려놓은 푸짐한 밥상같다.</p> <p>게임 내 캐릭터의 특성을 선택할 수 있는 DNA, 게임 내 얻는 티켓으로 할 수 있는 두 가지 빙고(아직도 이 두개가 어떻게 다른지, 랜덤으로 뽑히는 숫자 중에서 정말 빙고가 가능한지는 모르겠다), 일반 상점 외에 친구에게 추천한 수만큼 올라가는 '친구 포인트'로 들어갈 수 있는 우정상점 등이 그 예다.
</p> <p>최근 게임 추세가 미드코어인 가운데, 라이트한 런 게임에 깊이를 주기 위함과 유저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주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푸짐한 저녁상을 마다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음식이 많으면 아무리 맛있어도 다 먹지 못한다.</p> <p>'좀세지'에서도 푸짐하게 차린 정성은 정말 감사하지만, 아쉽게도 잔반을 남길 수밖에 없게 된다. 물론 씨름선수같이 남다른 식성을 가진 코어 유저라면 가뿐하겠지만, 라이트한 유저가 모든 콘텐츠를 쉽게 소화하기엔 버겁지 않을까 생각한다.</p> <p>여기에 파스타와 된장찌개가 한 상에 올라가는 것 같이 조화롭지 못한 경우도 생긴다. DNA와 세계정복 콘텐츠는 게임 속에서 나름대로의 설득력이 있지만, 10번 돌려도 1번 당첨 될까말까한 확률을 가진 두 가지 버전의 '빙고'같은 경우, 재미도 감동도 떨어지는 욕심 같아서 아쉽다.</p> <p>런게임은 이제 정말 많다. 지인의 경우 런게임이라면 처음 해도 가뿐히 몇 만점은 넘는다. '쿠키런'과 '윈드러너'에서 예습·복습을 철저히 한 덕분이다. 이제 런게임이 나와도 눈길도 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 밥에 그 나물'처럼 뻔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p> <p>하지만 '좀세지'의 경우 달려볼만하다. 좀비가 사람을 감염시키기 위해 달리는 런게임이라는 설득력있는 구성과 귀여운 캐릭터, 조이시티답지 않은 과감한 이미지 변신과 푸짐한 정성까지 더했기 때문이다. 말의 해인 2014년, 신선한 나쁜맛의 좀세지와 함께 힘차게 달려보는건 어떨까?</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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