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CEO 경영노트] "대박집 사장들은 대부분 관찰력 뛰어나"

입력 2014-01-06 06:58  

김양호 플젠 대표


애플, 아디다스, 디즈니 등의 디자인 컨설팅을 맡던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회사 ‘프로그’의 최고 책임연구원인 얀 칩체이스는 그의 저서 ‘관찰의 힘’에서 자신이 지금까지 해온 ‘관찰’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설명하면서 평범한 일상 속에서의 ‘관찰’이야말로 가장 재미있으면서도 미래의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는 확실한 연구방법임을 제시한 바 있다.

창업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관찰은 새로운 트렌드를 읽고 혁신적인 상품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

관찰과 관련된 재미있는 사례로 한 냉면집에 얽힌 일화가 있다. 냉면으로 유명해진 한 식당이 있었는데 처음에 장사를 시작했을 때는 냉면만 팔지 않고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 20가지 이상의 다양한 식사 메뉴를 판매했다. 그때는 장사가 잘되는 편도 아니었고 겨우 생활 유지만 가능한 정도였다. 그런데 식당 주인의 운명을 바꾸는 한 가지 사건이 발생했다. 어느 날 판매 장부를 눈여겨보던 식당 주인은 자신이 지금껏 간과했던 사실을 알게 됐다. 다른 메뉴에 비해 냉면 판매가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냉면이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식당 주인은 모험을 감행했다. 다른 메뉴는 모두 없애버리고 냉면만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손님들이 된장찌개 등 식사 메뉴를 찾으며 돌아갔지만 6개월이 넘어가면서 점점 손님이 많아졌다. 맛있는 냉면이 다른 식사 메뉴 속에 묻혀 빛을 보지 못하다가 일반 밥집에서 냉면전문점으로 바꾸고 나서야 손님들이 알아보고 입소문이 난 것이다.

필자의 경우도 관찰의 힘에 큰 도움을 얻었다. 필자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할 무렵에 생맥주 전문점에는 여성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관찰했고, 이러한 경향 속에서 곧 생맥주 전문점 트렌드가 찾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맥주 거품을 부드럽게 만드는 ‘크림생맥주 노즐’이었다. 기존의 생맥주 노즐과 달리 미세한 거품을 만들어내는 이 노즐 덕분에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여성들도 목넘김이 부드러운 맥주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필자가 아는 대박집 사장들은 대부분 관찰력이 뛰어나다. 이는 타고나는 것이라기보다 후천적인 것 같다. 세심한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노력하면 관찰력은 높아진다. 장사가 잘되는 점포를 잘 관찰해보면 항상 바쁘게 움직이거나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끊임없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사람이 주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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