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미 기자 ] ‘새롭지는 않지만 방향은 적절했다.’
경제전문가들은 6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내수 활성화와 규제혁신 외에도 과거 정부가 실패했던 공공기관 개혁 의지를 분명히 한 데 높은 점수를 줬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임기 2년 기자회견답게 1년 전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메시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박 대통령이 ‘증세는 없다’고 못박으면서도 ‘경제가 활성화된 뒤에도 재원이 부족하면 증세를 논의하겠다’고 덧붙인 부분에서다. 조 교수는 “1년 전만 해도 박 대통령이 지하경제 활성화와 세출 구조조정에 무게를 뒀다”며 “이제는 세수 부족 등 현실적인 여건도 인정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비전으로 제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대해서는 “과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연상시키지만 의미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과거 5개년 계획이 정부 주도의 수출 촉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3개년 계획은 내수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남은 임기의 청사진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민소득 4만달러 목표에 대해서는 “현재 경제상황에서는 정치적 구호에 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공공기관 개혁과 규제 혁신에 특히 기대를 걸었다. 그는 “공공부문 개혁은 과거 정부마다 의욕적으로 시작해놓고 성과를 못 냈던 것”이라며 “정밀하게 정책을 구체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잠재성장률 목표를 4%로 제시한 점도 주목했다. 그는 “현재 잠재성장률이 3.6~3.8%대인데 작은 폭이라도 끌어올리기는 만만치 않다”며 “이번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혁신형 경제’가 얼마나 순조롭게 실현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내수 활성화와 서비스업 강화 등은 좀 더 구체적이고 분명한 정책이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처별로 좀 더 속도감 있게 후속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주택시장 활성화와 가계부채 문제를 특히 시급한 사안으로 꼽았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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