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맥주시장 경쟁 치열
낮은 도수 선호로 와인 인기…보드카 업체도 마케팅 강화
[ 최만수 기자 ]
올해 국내 주류 시장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우선 맥주 시장에서는 롯데가 상반기 중 제품을 출시하고 하우스 맥주(소규모 생산 맥주)의 유통이 본격화된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등 양대업체가 주도하던 구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2014년 월드컵, 아시안게임, 동계 유니버시아드 등 맥주 업계에서 최대 호재로 꼽는 스포츠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맥주 시장은 한바탕 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음주문화가 취하는 게 아니라 즐기기 위한 것으로 변화하면서 와인과 수입 맥주 등의 소비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가세, 맥주시장 3파전
1위업체인 오비맥주는 올해 초 에일 맥주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한다. 이미 버드와이저와 호가든을 주문자상표부착(OEM) 생산하고 있는 오비맥주는 프리미엄 맥주의 기술 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오비맥주 측은 “생산 라인이 잘돼 있어 프리미엄 맥주 전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며 “2002년 월드컵 때 올린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하기 위해 모든 마케팅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마케팅 역량을 강화해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올해 롯데맥주가 시장에 나오고 하우스맥주의 전국 유통이 가능해지며, 수입맥주 시장이 더 커지는 등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매순간 마지막이라는 의식을 갖고 끝장정신으로 현재의 위기를 이겨내자”고 강조했다.
롯데주류는 가능한 한 월드컵 전인 상반기에 신제품 맥주를 출시해 특수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맥주생산력 테스트를 위한 소규모 맥주공장(1800억원)과 본공장(7000억원) 설립에 1조원가량을 투자했다. 수입맥주 시장은 올해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 말까지 7813t이 수입돼 지난해(5941t)보다 31.5%나 늘어났다.
○와인·보드카 강세 이어질 듯
주류 전반에서는 와인의 강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말까지 이마트에서 와인은 7.7%, 수입 맥주는 30.2% 매출이 늘어났다. 주류 전체의 매출 신장률 2.0%보다 월등히 높다. 반면 전통주 부문에서 위스키와 막걸리 매출은 각각 8.8%와 9.7% 줄었다. 국산 맥주는 5.4% 감소했고, 불경기에 소비가 늘어나는 소주가 그나마 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이마트의 전체 술 판매액에서 와인이 차지하는 비중(20.6%)은 2년 연속 소주(16.5%)를 제치고 맥주(47%)에 이어 2위를 지켰다.
업계에선 음주 문화가 취하는 게 아니라 즐기기 위한 것으로 변화하면서 와인과 수입 맥주 등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드카의 성장세도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0년 5만7367상자(1상자=9L)였던 국내 보드카 판매량은 올해 1~9월 16만3299상자로 늘어났다.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앱솔루트가 대성공하면서 국내에서 보드카 시장 가능성이 충분히 증명된 만큼 이제 고급 제품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본 업체들이 잇따라 프리미엄 보드카를 출시하고 있다.
국내 최대 와인 수입사 금양인터내셔날은 최근 보드카 종주국인 러시아산 프리미엄 보드카를 출시했다. 또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을 수입하는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아이슬란드산 프리미엄 보드카 ‘레이카’를 국내에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디아지오코리아도 보드카 스미노프의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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