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글로벌 시장 공략…잠재력 검증 '더페이스샵' 우선 진출
[ 임현우 기자 ] 지난해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대부분 목표치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냈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고가 화장품 구매를 줄이고, 중저가 제품으로 갈아타는 현상이 거셌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시장은 2007~2011년 연평균 10%씩 커지며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2012년 7%, 지난해 5%로 성장률이 꺾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화장품은 웬만한 불황에도 끄떡없다는 속설이 깨졌다”고 진단하고 있다.
화장품 시장의 올해 전망은 어떨까. 내수시장만 보면 그리 밝지만은 않다. 경기 회복세가 불투명한 만큼 작년과 비슷한 5% 아래 성장에 그치리란 관측이 많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장기 불황과 저성장이라는 어려운 경영환경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중저가 화장품의 ‘연중 세일 전쟁’에서 보듯 업체 간 뺏고 뺏기는 경쟁은 심해지고 있다.
새해 화장품 업체들은 ‘해외 사업 확대’로 돌파구를 찾는다.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 ‘이니스프리’를 글로벌 차원에서 육성할 5대 브랜드로 정했다. 이들을 중국과 아세안 지역에 확산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5개 브랜드를 글로벌 챔피언 뷰티 브랜드로 육성하고 2020년 글로벌 사업 비중 50%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도 중국, 일본, 동남아, 북미 등을 거점으로 해외사업 확대에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국내외에서 잠재력을 검증받은 ‘더페이스샵’을 이들 지역에 우선적으로 진출시킨다는 전략이다. 중견·중소업체들도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미샤’는 2004년 호주를 시작으로 최근 캐나다, 체코, 몽골 등에도 진출해 총 33개국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네이처리퍼블릭’ ‘토니모리’ ‘더샘’ 등도 해외 출점을 늘리고 있다. 참존화장품은 최근 중국 4대 항공사의 기내 면세품으로 입점했고, 소망화장품은 ‘알지투’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화장품 업체들의 ‘신성장동력 찾기’도 분주하다. 아모레퍼시픽은 오프라인 중심 판매에서 벗어나 디지털·모바일 마케팅에 적극 나선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 공략하는 옴니 채널(Omni-channel)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먹는 화장품’ 같은 건강기능식품 등 신사업도 적극 발굴할 방침이다.
LG생활건강도 올해 기능성 음료, 기능성 유제품 등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추가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다른 회사에 화장품을 납품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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