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동 기자 ] '콜라보 매장'이 프랜차이즈 업계의 생존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와 정부 규제 등 이중고를 타개하기 위해 서로 다른 프랜차이즈가 하나의 매장을 운영하는 이른바 '더블 간판'이 등장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로 유명한 SPC그룹의 계열사 삼립식품이 운영하는 떡 전문점 '빚은'은 오는 10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본아이에프가 운영하는 차(茶) 전문점 '차오름'과 콜라보 형태의 매장을 연다.
이들이 손잡은 매장의 간판 이름은 '빚은&차오름'. 콜라보는 콜라보레이션(협업)의 줄임말로 비즈니스 파트너 간 협력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한 마디로 사업 운영에서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셈이다.
이들 업체는 '빚은&차오름'을 통해 두 프랜차이즈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이른바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떡이 주메뉴인 빚은과 전통차, 한방차, 주전부리 등이 주메뉴인 차오름이 만나 두 브랜드의 '한국적인 모티브'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06년 서울 대치동에 첫 매장을 오픈한 빚은은 국내 최초 떡 프랜차이즈인 '떡보의 하루'와 함께 떡 매장을 현대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국 매장 수를 170여 개까지 확장하던 빚은은 그러나 2011년 떡이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지정되면서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중기적합 업종에 지정되면 해당 분야의 산업을 운영하는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동반위로부터 3년 간 프랜차이즈 가맹점 '확장 자제' 권고를 받게 된다.
로열티와 물류 마진이 핵심 수익원인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는 사업을 영위하는 데 직격탄을 맞는 셈. 확장 자제를 거듭한 빚은은 현재 전국 매장 수가 140여 개까지 급감한 상태다.
빚은은 이후 매장 임차료 절약 등 수익성 확보를 위해 2012년 12월 토종 커피전문점인 이디야커피와 함께 첫 번째 콜라보 매장을 냈다. 떡과 커피의 조화를 통해 두 프랜차이즈 간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구상이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빚은과 떡보의 하루가 서로 경쟁하면서 떡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지만 정부 규제 후 시장 규모가 쪼그라들었다"며 "매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게 프랜차이즈 사업 구조"라고 말했다.
빚은과 차오름의 콜라보 매장인 '빚은&차오름'은 향후 지속적으로 매장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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