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현장] 2014년 삼성전자 의·식·주 전략… "우리 '집'으로 간다"

입력 2014-01-07 17:15   수정 2014-01-07 17:22

[ 김민성 기자 ] "미래의 집(Future Home)은 우리를 보호하고(Protect), 유연하며 (be Flexible) 또 반응할 것 (be Responsive) 입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세상을 변화시킬 핵심 요소로 스마트홈 지향 '미래의 집' 기술을 꼽고 이같은 핵심가치를 역설했다.

6일(현지시간) 윤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 2014 '삼성 글로벌 컨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거대하고 혼란스러운 변화 속에서 집은 가장 중요한 공간"이라며 "집은 안식처이자 재충전의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컨퍼런스에 이어 저녁 6시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도 '집'의 가치를 역설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게자는 "스마트홈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면서 "소비자 니즈가 늘어난다면 2~3년 내에 기술 융합을 통해 스마트 홈 시장 전망이 밝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상반기 본격 통합 스마트홈 시대를 개막하는 삼성전자가 '집'이라는 공간에 모든 기술력을 쏟아붓겠다는 포부를 밝힌 셈이다. 이날 신개념 냉장고 및 세탁기도 공개되자 국내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집을 필두로 음식과 옷까지, 가전 3요소인 의(衣)·식(食)·주(住)를 모두 총괄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 삼성이 꿈꾸는 '집'의 3요소… 보호하고, 유연하며, 반응하라

윤 대표는 컨퍼런스 키노트 연설자로 나서 세상을 변화시킬 4가지 요소로 ▲ 연결성 (Connectivity) ▲ 도시화 (Urbanization) ▲고령화 (Aging) ▲ 위기- 환경&사회(Risks-environment&society)를 꼽았다. 뒤이어 자체 라이프스타일리서치센터(LRL)의 '미래 가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의 가정이 갖춰야 할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제시했다,

그는 미래 가정은 ▲외부 환경과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하게 가족들을 보호하고((Protect) ▲개방형 공간이면서 업무·학업·건강관리가 가능한 유연한 공간이며((be Flexible) ▲사람들을 이해하고 맞춤형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할만큼 반응해야(be Responsive) 한다고 진단했다.

윤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도 "스마트홈 시장은 소비자가 기대하는 만큼 시장이 빨리 가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결국은 사람이 머무는 가정은 가장 중요한 공간이기 때문에 소비자 니즈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올해 CES를 통해 가전제품과 스마트 TV, 혁신적인 모바일 기기들을 통합 플랫폼으로 연결한 '삼성 스마트홈' 서비스를 공개한 뒤 미래 가정의 모습을 소개했다. 컨퍼런스에 나선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팀 백스터(Tim Baxter) 부사장도 "2014년은 모든 것들이 연결되는 '사물 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의 시대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 부스에서는 스마트홈을 비롯해 미래의 가정에 다가서는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백스터 부사장은 전미농구협회(NBA) 및 미프로골프협회(PGA), 터너스포츠 등과 콘텐츠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컨퍼런스에 함께 나선 페트 베바쿠아(Pete Bevacqua) PGA 최고경영자는 "골프가 전세계적인 스포츠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골프 콘텐츠를 더 많이, 더 고품질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2014년, 격이 다른 UHD TV로 차세대TV 시장 주도하겠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를 통해 UHD TV 시장 성장 가능성에 큰 무게를 실었다.

윤 대표도 '본격적인 UHD TV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윤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도 "지난해는 UHD TV의 성장 가능성을 점검한 시기였다"면서 "올해는 본격적으로 UHD TV가 대중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TV사업의 경우 2009년 LED TV 시장을 새롭게 창출한 이래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했고 선진시장과 성장시장에서 고르게 성장했다"며 "특히 차세대 TV인 UHD TV의 경우 유럽 출시 3개월 만에 1위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컨퍼런스 무대에서 가로 30m 크기의 초대형 커브드 스크린을 공개, 본격적인 '커브드 UHD TV'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특히 105형 및 78형 커브드 UHD TV가 무대 중앙과 양 옆에 깜짝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세계 최대 크기의 105형 제품을 비롯해 55·65·78형 커브드 UHD TV, 50·55·60·65·75형의 평면 UHD TV도 함께 선보였다.

UHD TV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 협력방안도 제시했다. 아마존 및 넷플릭스, 엠고, 컴캐스트, 디렉티비 등 방송·콘텐츠 기업들과 손잡고 스트리밍 방식의 UHD 전용 콘텐츠를 대폭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유명 영화사 파라마운트, 폭스와 제휴해 UHD 영화 및 스포츠, 다큐멘터리, 예술 등 영상을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에 담아 판매하는 'UHD 비디오팩'의 출시도 전격 발표했다.

무엇보다 주목 받은 제품은 85인치 가변형(Bendable) UHD TV였다. 조 스틴지아노 삼성전자 미국법인 TV담당 상무가 리모컨으로 화면을 구부렸다가 다시 펴는 모습을 시연하자 관객들은 박수를 보내는 등 크게 호응했다.

영화 '트랜스포머'를 만든 마이클 베이 감독과 함께 '트랜스포머4' 부분 제작 영상을 UHD TV를 통해 가장 먼저 상영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컨퍼런스 무대에 깜짝 등장하 베이 감독이 대화 도중 석연찮은 이유로 돌연 무대를 퇴장, '삼성 쇼' 옥의 티로 남았다.

■ '집'의 또다른 핵심…'食' 냉장고· '衣' 세탁기 혁신 강조

삼성전자 미국법인 케빈 덱스터(Kevin Dexter) 전무는 가전-정보통신(IT) 기술을 집 공간에 집결한 기술을 선보인 뒤 음식 콘텐츠에 특화한 혁신 가전제품을 공개했다. '클럽 드 쉐프(Club des Chefs)' 프로젝트가 그 주인공이었다.

세계적 미식 평가지인 미슐랭 가이드 3스타를 받은 레스토랑 수석 셰프인 미셸 트로와그로 및 크리스토퍼 코스토프가 등장했다. 전문 요리사가 신선하게 재료를 보관하고 요리하는 노하우를 반영한 프리미엄 주방가전들을 차례로 선보였다. 냉장실을 '쇼케이스'와 '인케이스'로 구분한 '푸드쇼케이스' 냉장고도 선보였다. 덱스터 전무는 "세계 최고 셰프가 음식을 조리할 때 선보이는 온도 및 조리, 숙성 등 노우하를 가전기기에 녹였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5.6큐빅피트(약 25kg) 대용량 드럼세탁기 및 전자동 세탁기도 공개됐다. 부피가 큰 이불 빨래를 한번에 하면서도 1시간 내로 세탁시간을 줄일 수 있는 진화형이었다. 덱스터 전무는 "일반 세탁기가 처리하는 것보다 네 배 많은 40장의 목욕수건, 두 개의 킹사이즈(가로 2.0미터 세로 1.6미터) 침대이불을 한 시간만에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가전행사서 12인치대 태블릿 '갤럭시 노트 프로' 이례적 공개

삼성전자 미국통신법인의 난다 라마찬드란 상무는 컨퍼런스에서 노트북 크기인 12인치대 대형 태블릿, '갤럭시 노트 프로'를 선보였다. 라마찬드란 상무는 "2014년은 태블릿PC의 해"라고 밝힌 뒤 "12인치대가 새로운 태블릿 유형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갤럭시 노트 프로'는 'S펜'을 탑재한 세계 최초 12.2형 태블릿이이다. 고해상도(2560×1600) 디스플레이(WQXGA)를 탑재해 시원하고 풍부한 색감을 자랑했다. 익숙한 일반잡지 크기로 '갤럭시 노트 3'에 적용한 가죽 느낌의 뒷면 디자인을 채용해 아날로그 감성을 더했다. 또 자주 사용하는 메뉴를 최대 4개까지 한 화면에서 동시에 쓸 수 있는 '쿼드 뷰(Quad View)' 기능으로 12.2형의 큰 화면을 적극 활용했다.

라마찬드란 상무는 '프로'라는 모델명에 대해 "태블릿 중요 사용가치인 생산성(productivity)과 즐거움(entertainment), 두 가지를 모두 갖췄다는 뜻에서 '프로'라고 이름 붙였다"면서 "강력한 성능과 휴대성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0.1인치인 '갤럭시 탭 프로'도 함께 공개됐다. '갤럭시 노트 프로'의 기능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S펜을 빼고 무게와 두께를 개선시켜 휴대성을 높였다.

일각에서는 가전제품 전시회인 CES에서 태블릿 제품 공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12인치대 태블릿은 정부 및 기업, 학교 등 공간에서 가전제품처럼 일상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면서 "대형 태블릿도 주변 스마트 가전 제품을 통제하는 매개체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마지막으로 촬영 속도를 개선한 미러리스 카메라 'NX30'과 무선 통신을 지원하는 '갤럭시 카메라 2'도 공개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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