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background: rgb(255,255,255)'>요즘
한창 읽고 있는 책이 있다. 사실 책에 대한 편식이 심해, 소설 등의 문학작품 외에 자기계발서나 자연·과학 등의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은 손에 잘 잡지 않은 편이다. 그런데 한 지인에게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라는 책을 선물 받은 후, 독서 편식이 얼마나 한심한 일이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p> <p style='background: rgb(255,255,255)'>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바로 데뷔작인 '스미요시 나가야'에 대한 이야기다. 이 집은 여러 의미에서 독특하다. 우선 출입구 말고는 개구부가 전혀 없고, 폭 3.6미터, 높이 14.4미터의 매우 작은 박스형 주택이다. 그리고 집 한가운데는 지붕 없는 중정(마당의 한가운데)으로 만들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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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도 다다오의 데뷔작 '스미요시 나가야' |
</p> <p style='background: rgb(255,255,255)'>이 중정으로 인해 집안의 동선은 끊어져버린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답이 될 수 없는 가정집'이라 평하지만, 안도 다다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에게 주거의 본질은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는 생활'이고, 중정은 '공백'을 의미한다. 본래 인간에게는 자연의 냉혹함도 받아들일 수 있는 강인함이 존재한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중정을 설계한 것이다. </p> <p style='background: rgb(255,255,255)'>게임은 어떨까. 역시 게임도 '본질'을 찾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 이제 게임은 점점 쉬워지고, 작아진다. 예전에는 복잡한 조작과 여러 개의 버튼을 누르면서 게임을 해야 했지만, 이제는 손가락 하나로 터치만 하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p> <p style='background: rgb(255,255,255)'>그런데 종종 용량도 작아 30초면 다운로드를 할 수 있고, 플레이하기도 쉽고, 비즈니스 모델도 잘 설계되어 충분한 매출을 낼 수 있다. 그런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게임이 있다. 그 이유를 보면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잃어버린 경우가 많다. </p> <p style='background: rgb(255,255,255)'>안도 다다오는 '안이한 편리함으로 기울지 않는 집'을 건축의 원점이라 말한다. 안도 다다오식으로 보면 게임 역시 '안이함으로 사라지지 않는 재미'를 지키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p> <p style='background: rgb(255,25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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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의미에서 안도 다다오는 놀랄 만한 건축가다. 고졸이고 독학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을 정도로 일가를 일궜다. 어떤 이는 그를 '건축의 누드작가'라고 표현할 만큼, 무모하면서도 독창적이다. 지금은 '안도 다다오'라는 이름을 들으면 건축업계의 거장이라 스스럼없이 말하지만, 그가 등장할 당시 비판적인 시선이 많았다. 그의 건축은 거주자의 생활양식까지 바꿔버릴 만큼 대담무쌍했기 때문이다.</p> <p style='background: rgb(255,255,255)'>'내가 짓는 집은 단순히 외형이 색다르다는 데 그치지 않고 거기 사는 사람이 생활 방식까지 바꿔야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의뢰하는 사람도 그에 걸맞는 준비가 필요했을 것이다.'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중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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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시노 주택' |
</p> <p style='background: rgb(255,255,255)'>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자신의 색깔을 밀고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건축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무모한 도전'이랄 만한 것을 '무한도전'으로 바꾸었다. 게임으로 다시 돌아온다면, 게임의 성공 역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에서부터 시작한 것 같다. </p> <p style='background: rgb(255,255,255)'>기자 입문 약 11개월,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게임이 대박을 터뜨린 이도 있다. 중박을 친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쪽박을 찬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대박 게임을 만든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자신감'이었다. </p> <p style='background: rgb(255,255,255)'>'게임이 성공할 줄 알았나요?'라고 물었을 때, '완전 쫄딱 망할 줄 알았다'라고 대답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물론 다음날 '00대표, 게임 망할 줄 알았다'는 기사가 올라올까봐 걱정되는 마음에 툭 터놓고 이야기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실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긴 했는데, 이 정도로 대박이 날 줄은 몰랐다'라고 말하는 겸손함 아래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p> <p style='background: rgb(255,255,255)'>책을 읽으면서 '건축가'라는 직업을 부러워하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안도 다다오가 건축을 하는 이유다. 다만 건축 자체가 아니다. 그는 건축을 통해 세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이상을 표현하고 풀어낸다. 건축은 수단일 뿐이다. </p> <p style='background: rgb(255,255,255)'>생각해보니 그것은 꼭 건축가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야근하는 게임 개발자도, 감자만 깎는 요리사도, 평범한 회사원도, 그리고 풋내기 게임 기자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다. 2014년 새해 벽두, 게임을 통해 혹은 글을 통해, 아니면 무엇이라도 좋으니 대담하게 세상을 놀래킬 무언가를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안도 다다오처럼 '무모한 자신감' 장전 일발! </p> <p style='background: rgb(255,255,255)'>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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