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현장] 끝나지않은 'TV전쟁'…'한국 맹추격' 중국·일본 무섭다

입력 2014-01-0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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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LG전자, 가변형·UHD·100인치↑ TV 공개로 '여전한 강자'
불과 넉달만에… 中·日업체 '가변형' 제외 최신TV 일제 공개 '맹추격'




[ 김민성 기자 ] 7일(현지시간) 개막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4'에서 세계적 기업들이 총성없는 'TV 전쟁'을 벌이고 있다.

'CES=TV쇼'라는 명성에 걸맞게 TV 관련 최신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들이 일제히 대중에 공개됐다. '대형화', '초고화질(UHD)' '곡면형(커브드)' '가변형(Bendable)' 등 기술로 무장한 TV들이 주요 전시장을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먼저 이같은 전략 신제품을 대거 공개하며 세계 TV시장 강자임을 재입증했다. 하지만 중국 기업 등 해외 업체들도 유사한 기술을 대거 적용한 TV 제품을 나란히 선보였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시장 선도자)'인 한국을 중국 등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업체가 맹렬히 뒤쫓고 있다.

■ 삼성·LG전자, 가변형·UHD·100인치↑ TV 공개 '여전한 강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 2014' 열리고 있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중앙홀에 가장 큰 부스를 차려놓고 관람객을 맞고 있다. 이들 부스 외벽 대부분은 최첨단 TV들로 도배됐다.

삼성전자 부스에는 박람회 첫날 혁신형 TV를 보기 위한 관람객이 몰리면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기였다. 특히 전날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공개된 85인치 가변형 TV 전시벽 주변이 사진을 찍는 관람객으로 가장 붐볐다.

85인치 U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이 가변형TV는 세계 최대·최초를 자랑했다. 사용자가 TV를 보는 환경과 상황에 맞게 곡률을 조절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바로 옆 전시벽에는 55인치 올레드(OLED) 가변형 TV도 전시 중이었다. 이 역시 최초 공개된 제품이었다.

관람객들은 가변형 TV화면이 좌우로 평평하게 펴졌다가 다시 구부려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신기하듯 사진 찍기에 바빴다. 전날 글로벌 컨퍼런스 때도 85인치 가변형 UHD TV가 무대에 등장하자 관객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삼성전자는 가변형 외에도 세계 최대 곡면형(커브드) UHD 105인치 TV도 전시했다. 55·65·78형 커브드 UHD TV 및 50·55·60·65·75형의 평면 UHD TV 등 최첨단 TV가 전시장 벽을 빽빽히 채웠다.

LG전자는 부스 입구를 곡면형 3D TV 100여대로 채운 초대형 '3D 곡면 벽(커브드 월)'을 조성, 관람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입구부터 3D 시청안경을 받아든 관람객이 초대형 3D 입체영상을 즐겼다.

내부 부스에서는 역시 가변형 TV가 관람객 시선을 가장 많이 끌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LG전자 역시 전날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77인치 가변형 올레드(OLED) TV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평면부터 화면 크기와 시청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대 곡률까지 굽힐 수 있는 제품이었다.

웹OS가 탑재된 스마트TV도 수십곳에 전시했다. HTML5 기반으로 만들어진 웹OS는 ▲간편한 연결(Simple Connection) ▲간편한 전환(Simple Switching) ▲간편한 탐색(Simple Discovery) 등이 강점이다.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스마트TV 메뉴를 넘나들 수 있어 쓰기 편했다. LG전자는 다양한 크기의 커브드 올레드 TV 제품군도 대거 선보였다.

■ 불과 넉달만에… 中·日업체 '가변형' 제외한 최신TV 일제히 공개 '맹추격'

TCL 및 하이얼 등 중국 업체 부스 규모도 예년보다 커졌다. 커브드 및 대형 UHD TV 등 국내 업체가 선도한 최신 기술을 상당 부분 추격한 신제품으로 부스를 가득 채웠다. 관람객도 많은 편이었다.

TCL은 초대형인 110인치 UHD TV는 물론, 65인치 커브드 UHD TV까지 선보였다. 85인치 UHD 3D TV와 구글 운영체제가 내장된 구글TV도 전시, 관람객을 붙들었다.

TCL 옆에 부스를 차린 하이얼 역시 85인치 UHD TV와 55인치 커브드 OLED TV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통합 스마트홈' 시연 공간도 마련했다. 하이얼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자사 스마트폰 및 스마트TV는 물론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을 통합 제어하는 기술이었다. 삼성전자 및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통합 스마트가전 연동 기술에도 한발 더 다가서는 모습이었다.

전통적 TV 제조강자인 일본 업체들도 최신 TV를 일제히 선보였다.

사실상 UHD TV 부문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소니는 '4K UHD 브라비아 TV' 제품군에 85 및 65인치 모델 2종 등을 더 공개했다. 4K TV는 동영상 기준으로 200만 화소급인 풀HD TV보다 네 배 더 선명한 UHD급 TV다.

도시바는 5K급 엑스트라 와이드 UHD TV를 선보였다. 이에 질세라 샤프는 8K급 85인치 LED 3D TV를 부스 입구에 내걸었다. 8K TV는 풀HD TV보다 여덟 배, UHD TV보다도 두 배 더 선명한 제품이다. 3D용 안경을 쓰지 않고도 선명한 입체감을 선사했다.

결과적으로 중국 및 일본 업체들은 가변형 TV만 제외한 모든 최신형 TV를 라스베이거스에 풀어놓았다. 특히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IFA 2013' 때는 공개하지 못했던 커브드 및 대형 UHD TV 등 최신 기술 제품을 불과 넉달만에 생산한 셈이다.

삼성·LG전자와 중국 업체 커브드TV 간 영상 차이 느낌을 묻는 기자 질문에 한 미국인 관람객은 "크게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면서 "중국 제품이 가격이 더 싼만큼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한국 제품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지난해 IFA에 참석한 한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및 일본 업체의 추격이 무섭다"고 털어놨다. 그는 "삼선전자와 LG전자가 항상 신개념 TV를 출시하고 있지만 중국 등 업체가 이를 1년도 안돼 따라잡고 있다"면서 "시장 선도업체인 삼성과 LG 이번 CES에 가변형 신제품을 출시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여기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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