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대형마트,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2014년 '공격 투자'로 반격

입력 2014-01-08 13:52  


[ 정현영 기자 ] 올 한 해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자존심 회복을 위한 반격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기불황과 강도 높은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수립, 내수 경기 회복에 불을 지핀다는 복안이다.

더욱이 경기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데다 그간 부정적이던 부동산시장 침체 등 자산충격도 가라앉고 있어 소비 회복의 물꼬가 트일 것이란 분석이 많다. 소비 주체인 가계흑자율은 지난해 3분기(27.8%)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이다. 오랜 불황으로 소비를 줄여온 탓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올해부터 소비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판단, 앞으로 10년 동안 31조4000억 원을 복합쇼핑몰에 주로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투자액만 2조6000억 원으로 잡혔다.

신세계그룹의 올해 주요 투자 대상은 하남 교외형 복합쇼핑몰, 고양 삼송지구 복합쇼핑몰,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김해 복합터미널 등이다.

백화점의 경우 대형 상권 점포는 기존 본점·강남·센텀시티·광주·경기·인천점 등 6곳에서 동대구·울산 등을 포함해 10곳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고 중형 상권에선 마산·충청·의정부 이외에 김해, 마곡 등에서 점포 3곳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마트는 올해만 6개 점포의 문을 새로 연다. 대형마트 본연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올해부터 자금이 본격 투입될 교외형 복합쇼핑몰은 2016년 하반기부터 하남·인천·대전· 안성 ·의왕·고양 등 6곳을 비롯해 추가로 국내에 10여 곳교외형 복합쇼핑몰을 세워 향후 그룹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6일 열린 경영전략 임원 워크숍에서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투자 규모를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내수 경기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롯데쇼핑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공격적인 자금 집행에 적극 동참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백화점 34곳과 아울렛몰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 유일하게 도심 한 복판에 아울렛 간판을 단 도심형아울렛 확장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쇼핑은 먼저 올해 안에 에비뉴엘 잠실점과 고양, 구리(이상 도심형), 수원, 동부산, 진주 아울렛 등을 출점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백화점에 대한 보완투자로 고소비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아울렛몰에 대한 투자로 저가라인까지 보강에 나서기 위한 전략이다.

롯데쇼핑은 교외형과 도심형 아울렛의 균형 있는 확장을 진행중이다. 도심형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올해 문을 연 도심형 서울역 아울렛은 첫해부터 목표치를 50% 웃도는 매출(2013년 상반기 기준) 기록을 세웠고, 이곳보다 두 달 먼저 오픈한 청주 아울렛도 한 달여 만에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엑스점 증축 효과로 두 자릿수 매출 신장에 성공한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올해부터 본격 투자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말 공정공시를 통해 송도 신도시 프리미엄 아울렛 건립을 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 간 1517억 원 가량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자기자본(약 3조2360억원)의 5%에 가까운 수준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 연말 김포 프리미엄 아울렛의 문을 최초로 연 뒤 송도와 판교에 잇따라 프리미엄 아울렛을 짓기로 했다.

정연우, 박주희 대신증권 유통담당 애널리스트는 "올해 소비 회복 가능성에 대한 전반적인 시장 컨센서스는 호황 국면까지는 아니더라도 추가로 악화되기 보다는 회복될 것이라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수출 경기 회복에 따라 순차적으로 기업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고 가계흑자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소비 여력 역시 확대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 동안 소비 회복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던 자산효과(부동산, 주식)도 그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들
면서 더 이상 장애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업태별로는 온라인쇼핑이 여전히 대세를 이루겠지만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공격적인 투자 효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수익률 격차가 줄어드는 한 해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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