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64) '여성고용률과 경력단절'

입력 2014-01-08 20:51   수정 2014-01-09 04:00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


2012년 한국 25~54세 여성의 고용률은 61.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밑에서 6위(OECD 평균 66.2%)였다.

고용률이란 만 15~64세의 인구 중에서 군인 등과 재소자를 제외한 인구(생산가능인구) 중 통계청 조사 주간에 1시간이라도 일을 해 돈을 번 사람(취업자)의 비중을 말한다. 즉 가장 활발하게 일할 수 있는 연령대(OECD에서는 이를 ‘핵심노동연령대(prime age)’라 부른다) 여성 10명 중 4명은 취업하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핵심노동연령대를 세분해서 보면 여성 고용률에 부침이 있다. 2012년 여성의 고용률은 25~29세, 30~34세, 35~39세에 각각 68%, 54.8%, 54.1%로 급격히 떨어진다. 40대 여성 고용률은 다시 급격히 올라가 45~49세에 66.4%로 새로운 정점을 찍고 다시 완만히 하락한다. 고용률이 취학인구가 많은 20대 전반까지는 낮다가 올라간 뒤 급격히 떨어졌다 다시 급격히 올라가고 이후 떨어지는 모양이 알파벳 ‘M’자를 닮아 이런 여성 고용률 추이를 ‘M자형 패턴’이라 한다. 한국과 일본의 여성 고용률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남성은 보통 ‘U’자를 뒤집어놓은 것 같은 ‘역 U자형 패턴’이 나타난다.

연령대별 여성 고용률에 왜 M자형 패턴이 나타나는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결혼과 출산 때문이다. 10명 중 7명은 취업을 했다가 1~2명은 결혼과 출산 시기에 일을 그만두는 것이다. 그러다가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한 명가량이 다시 일을 찾는 양상이다. 그러나 이렇게 다시 취업을 하는 경우 이전의 경력을 이어가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M자형 패턴을 다른 말로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이라 부르기도 한다.

30대 여성의 경력단절 원인을 결혼과 출산이라고 뭉뚱그려 말할 수 있긴 하지만, 연구 결과들을 보면 경력단절 여성의 절반 정도가 결혼을 전후로 일을 그만둔다. 첫 아이 출산으로 그만두는 경우는 20%대로, 결혼의 영향이 출산의 두 배인 것이다. 사람마다 사정이 다르긴 하겠지만 결혼생활 자체가 출산 및 육아와 같은 물리적 시간과 노동력을 요구하지는 않기 때문에 결혼을 전후로 일을 그만둔다는 것은 직장이나 가정의 문화적 이유이거나 여성 본인의 일에 대한 의지가 강하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30대 기혼여성의 고용률을 제고하지 않고는 고령화 시대에 곧 다가올 인력 부족 문제에 대처할 방법이 없다. 정부의 목표인 ‘고용률 70%’도 물론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으로는 기업들이 여성 인력 고용뿐 아니라 유지에도 신경쓰도록 하는 정책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이 결혼 후에도 일을 하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격려돼야 한다. 그 결과는 나라도 나라지만 여성 개개인에게 더 좋을 것이라 믿는다.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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