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팅 재료 플라스틱 위주서 세라믹·금속·음식으로 확장
50만원대 등장…대중화 '성큼'
[ 윤정현 / 김현석 기자 ]
구두 디자인을 컴퓨터에 입력하고 프린트 버튼을 누른다. 한참 뒤 날렵한 모양의 빨간색 구두 한 짝이 나온다. 미리 정한 235㎜ 사이즈로 발에 딱 맞다. 옆에선 달콤한 과자와 케이크가 만들어지고 있다. 오븐이 아닌 프린터에서 나오는 먹거리다. 원하는 모양을 선택하고 설탕과 초콜릿 분말을 넣으면 끝이다. 바닐라나 민트향을 넣거나 사과와 체리를 첨가해 다른 맛을 낼 수도 있다. 이때 음악 소리. 밴드가 연주하는 전자기타와 드럼의 본체는 모두 프린터로 ‘제조’했다.
3D(3차원) 프린팅 업체들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4’에서 이 같은 ‘마법’을 눈앞에서 펼쳐보였다. 8일(현지시간) 찾은 ‘3D 프린팅 테크존’은 부스마다 관람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선두주자들인 3D시스템즈와 메이커봇인더스트리, 스컬프테오, 스트라타시스 등은 저마다의 기술력을 뽐내며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올해 3D 프린팅 독립전시관을 처음 마련한 CES 주최 측은 참여 업체가 많아 당초 계획보다 부스 규모를 3배나 키웠다고 밝혔다.
3D 프린팅은 입체 형상을 실물로 재현해내는 기술이다. 액체 형태의 소재를 분사해 층층이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물건을 만들고 레이저로 굳힌다. 스트라타시스가 부스 입구에 내건 “이것은 그냥 프린터가 아닙니다. 아이디어 엔진입니다”라는 문구는 3D 프린팅 기술의 혁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3D 프린터는 지난해 CES에도 전시됐지만, 올해는 훨씬 편리하고 현실화된 모습으로 발전했다. 상용화 속도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가격을 499달러(53만원)까지 낮춘 제품이 등장했을 뿐 아니라 복잡한 절차없이 전원코드만 꽂으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 늘었다.
아비 레이첸탈 3D시스템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3D 프린팅 콘퍼런스에서 “지금까지는 기술자나 IT전문가들이 찾았지만 가격이 낮아지고 구조도 단순해져 이젠 집에서도 3D 프린터를 이용할 수 있다”며 “재료도 플라스틱 위주에서 세라믹, 금속, 음식으로까지 확장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올 CES에서 가장 눈길을 끈 제품 중 하나는 바로 3D시스템즈가 내놓은 ‘셰프젯’이다. 재료를 넣고 요리법을 선택하면 사탕과 초콜릿, 과자와 케이크를 만들어 낸다. 회사 관계자는 “가격은 5000달러로, 초콜릿 성형 기능을 더해 올해 중순 출시될 프로 버전은 1만달러”라며 “케이크 만드는 데 6시간 정도 걸리지만 앞으로 단축될 것”이라고 했다.
또 메이커봇은 가정용(보급형) 제품과 개인용, 산업용 등 여러 3D 프린터 신모델을 발표했다. 메이커봇 관계자는 “작은 인형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여, 재료 가격은 30달러 정도”라며 “기술의 진화가 빨라 시간과 비용도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10만달러 미만의 3D 프린터 시장이 지난해 5만6507대에서 올해 9만6500대, 내년엔 19만4642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CES 현장에서 만난 컨설팅업체 엑센추어 관계자는 “조만간 자동차 부품과 휴대폰 케이스뿐 아니라 항공우주, 의료 산업 등에도 본격적으로 3D 프린터가 도입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윤정현/김현석 기자 hit@hankyung.com
50만원대 등장…대중화 '성큼'
[ 윤정현 / 김현석 기자 ]
구두 디자인을 컴퓨터에 입력하고 프린트 버튼을 누른다. 한참 뒤 날렵한 모양의 빨간색 구두 한 짝이 나온다. 미리 정한 235㎜ 사이즈로 발에 딱 맞다. 옆에선 달콤한 과자와 케이크가 만들어지고 있다. 오븐이 아닌 프린터에서 나오는 먹거리다. 원하는 모양을 선택하고 설탕과 초콜릿 분말을 넣으면 끝이다. 바닐라나 민트향을 넣거나 사과와 체리를 첨가해 다른 맛을 낼 수도 있다. 이때 음악 소리. 밴드가 연주하는 전자기타와 드럼의 본체는 모두 프린터로 ‘제조’했다.
3D(3차원) 프린팅 업체들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4’에서 이 같은 ‘마법’을 눈앞에서 펼쳐보였다. 8일(현지시간) 찾은 ‘3D 프린팅 테크존’은 부스마다 관람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선두주자들인 3D시스템즈와 메이커봇인더스트리, 스컬프테오, 스트라타시스 등은 저마다의 기술력을 뽐내며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올해 3D 프린팅 독립전시관을 처음 마련한 CES 주최 측은 참여 업체가 많아 당초 계획보다 부스 규모를 3배나 키웠다고 밝혔다.
3D 프린팅은 입체 형상을 실물로 재현해내는 기술이다. 액체 형태의 소재를 분사해 층층이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물건을 만들고 레이저로 굳힌다. 스트라타시스가 부스 입구에 내건 “이것은 그냥 프린터가 아닙니다. 아이디어 엔진입니다”라는 문구는 3D 프린팅 기술의 혁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3D 프린터는 지난해 CES에도 전시됐지만, 올해는 훨씬 편리하고 현실화된 모습으로 발전했다. 상용화 속도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가격을 499달러(53만원)까지 낮춘 제품이 등장했을 뿐 아니라 복잡한 절차없이 전원코드만 꽂으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 늘었다.
아비 레이첸탈 3D시스템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3D 프린팅 콘퍼런스에서 “지금까지는 기술자나 IT전문가들이 찾았지만 가격이 낮아지고 구조도 단순해져 이젠 집에서도 3D 프린터를 이용할 수 있다”며 “재료도 플라스틱 위주에서 세라믹, 금속, 음식으로까지 확장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올 CES에서 가장 눈길을 끈 제품 중 하나는 바로 3D시스템즈가 내놓은 ‘셰프젯’이다. 재료를 넣고 요리법을 선택하면 사탕과 초콜릿, 과자와 케이크를 만들어 낸다. 회사 관계자는 “가격은 5000달러로, 초콜릿 성형 기능을 더해 올해 중순 출시될 프로 버전은 1만달러”라며 “케이크 만드는 데 6시간 정도 걸리지만 앞으로 단축될 것”이라고 했다.
또 메이커봇은 가정용(보급형) 제품과 개인용, 산업용 등 여러 3D 프린터 신모델을 발표했다. 메이커봇 관계자는 “작은 인형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여, 재료 가격은 30달러 정도”라며 “기술의 진화가 빨라 시간과 비용도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10만달러 미만의 3D 프린터 시장이 지난해 5만6507대에서 올해 9만6500대, 내년엔 19만4642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CES 현장에서 만난 컨설팅업체 엑센추어 관계자는 “조만간 자동차 부품과 휴대폰 케이스뿐 아니라 항공우주, 의료 산업 등에도 본격적으로 3D 프린터가 도입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윤정현/김현석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