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상인밴드 등 예술공연…'문화관광형 시장'에 눈길

입력 2014-01-10 21:38  

전통시장 히든챔피언 - 구리전통시장은

도로 포장하고 시설 현대화
121대 주차빌딩 확보
하루 방문객 1만5000여명



[ 강창동 기자 ] 구리전통시장은 1977년 3월 개설됐다. 상설시장으로 등록된 것은 2005년이다. 이때부터 경기 구리시와 남양주시를 통틀어 가장 큰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농수축산물을 중심으로 의류, 신발, 가정용품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판매하는 500여개 점포가 시장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인근 상점가와 합치면 전체 점포 수는 1600여개에 달한다. 하루 평균 방문객 1만5000여명. 하루 평균 매출이 6억원이다. 전통시장 평균 매출인 4502만원(2012년, 시장경영진흥원 자료)의 13배에 달한다.

◆문화관광형 시장

구리시장의 하드웨어는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2007년부터 시작된 시설현대화 사업 덕분에 도로가 포장되고 아케이드 지붕이 설치됐다. 화재 방범용 폐쇄회로TV(CCTV)와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도 달았다. 지난해에는 121대가 주차할 수 있는 5층짜리 주차빌딩이 완공됐다. 이 빌딩 안에는 현대식 화장실과 상인회 사무실, 교육장, 문화센터 등이 자리 잡았다. 숙원사업이 해결된 셈이다.

지난해에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문화관광형 시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경상현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장은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이 시작되면서 상인들이 다양한 문화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난타 요가 상인밴드 등을 더욱 발전시켜 올해는 문화예술공연단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 같은 문화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결속·소통함으로써 더 많은 고객의 발길을 시장으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경 단장은 내다봤다.

지난달 21일에는 ‘ICT 보이는 라디오’ 방송국이 문을 열었다. 이 방송은 매주 월, 수,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여러 가지 주제를 정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시장 안의 스피커를 통해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이나 모바일 앱을 통해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경 단장은 “상인과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 올 상반기 중에는 주 3회에서 주 7회로 방송 횟수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물 먹자골목

구리시장이 자리 잡은 수택동은 구리시의 황금상권이다. 상점가와 전통시장이 맞닿아 있어 10대부터 70대 손님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곳이다. 저가 캐주얼을 파는 대형 의류가게와 분식집들이 시장 안에 있어 10대 청소년들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게 다른 시장과 구별된다. 시장 인근 로데오거리에서 아이쇼핑을 즐긴 학생들이 실제 옷을 사는 곳은 시장 안에 있는 의류가게다. 옷값이 동대문상권 도매상가 수준이기 때문이다.

유명한 곱창골목도 시장과 이어져 있다. 20여개의 곱창 가게가 좁은 골목 양편에 몰려 있는 곱창골목은 밤이 되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장사가 잘된다. 곱창 외에 족발과 닭갈비 대박점포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박홍기 상인회장은 “먹자골목에서 선두권 점포들은 하루 매출이 500만~600만원에 이를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전했다.

구리시 지역의 상업 지도를 보면 구리시장을 위협하는 대형 소매점은 롯데백화점(0.6㎞ 거리), 롯데마트(1.7㎞), 이마트(2.5㎞) 등 총 3개 점포가 전부다. 이 중 롯데백화점은 상품 종류와 가격대가 시장과 차별화돼 경쟁점으로 보기 어렵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도시 외곽에 치우쳐 있어 고객층이 거의 겹치지 않는다. 양영조 상인회 부회장은 “구리시장에서 장사해보려는 신규 진입자들이 줄을 서 있지만 빈 점포가 잘 나지 않는데다, 33㎡ 매장 기준으로 권리금이 1억원 이상으로 치솟아 웬만한 자본력이 없으면 들어오기 힘들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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