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7가지 자각증세 체크하기
체중이 갑자기 줄었다면 암·갑상샘 기능항진증 의심
망치로 머리 맞은 것 같은 두통, 뇌혈관 이상…즉시 병원가야
[ 이준혁 기자 ]
“말띠해인 갑오년(甲午年) 새해를 맞은 당신의 건강은 안녕하십니까.”
건강을 체크하는 데는 우리 주변에 있는 거울이나 체중계, 줄자가 멀리 있는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등 첨단 진단장비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몸에 나타나는 미묘하거나 갑작스러운 변화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는 조언이다.
이를 반영하듯 새해 들어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경험하는 증상으로 족집게 진단을 할 수 있다”는 건강 서적이 화제다. 닐 슐만 미국 에모리대 의대 교수(내과)가 저술한 ‘당신 몸의 붉은 경고등’도 이 중 하나다. 신체의 다양한 증상을 통해 건강상태를 생활 속에서 알 수 있는 7가지를 간추려 소개한다.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진다
다이어트 중이라면 체중 몇 ㎏이 줄어드는 것은 노력의 결실이다. 그러나 평소대로 먹고 운동량을 늘리지 않았는데도 한 달 새 벨트 길이가 2.5㎝ 이상, 체중이 5% 이상 줄었다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박훈기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진다면 암이나 갑상샘 기능항진증이 의심된다”며 서둘러 검사받기를 권했다.
갑상샘 기능항진증은 혈액검사로 간단히 진단할 수 있다. 체중 감소 외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찬 날씨에도 금세 더위를 느낀다면 이 병일 가능성이 높다.
체중 감소는 식욕 저하와도 관련이 있다. 거식증 등 섭식장애가 원인이 되며 주로 어린 여성에게 나타난다. 스트레스도 식욕 감퇴·체중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정신과 치료가 유효하다.
발음 새고 말이 어눌해졌다
갑자기 발음이 새거나 어눌하게 말하는 일이 잦아졌다면 신경축삭염, 루게릭증후군, 파킨슨증후군, 진행성 근이영양증, 진행성 근무력증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비인후과에서는 ‘유창성장애’와 ‘마비말장애’로 분류한다. 또 뇌졸중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된 증상은 근육의 힘이 빠지는 것인데, 대화할 때 사용하는 근육의 힘이 떨어지면 말을 얼버무리게 된다. 뇌졸중 환자가 잦은 사레들림이 있는 것도 입 주변의 근육이 약해져서다.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대표원장은 “뇌졸중 환자의 말이 불분명해지는 증상은 갑작스럽게 나타난다”며 “이런 증상은 보통 4~5분 지속되는데 증상이 사라져도 3~6시간 내에 병원 응급실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 치료만이 뇌의 영구적인 손상이나 죽음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뒷목 뻐근하고 두통에 시달린다
뇌막염(수막염)이 우려된다. 누운 상태에서 의사가 목을 앞으로 굽힐 때 잘 굽혀지지 않고 열이 동반된다면 가능성은 더 높다.
뇌막염은 바이러스성·세균성·결핵성으로 분류된다. 정진상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바이러스성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해열제를 복용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길게 안 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균성은 바로 치료(항생제 복용 등)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얼굴 한쪽에 마비가 오고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 현상이 있으면 결핵성이기 쉽다. 이 경우 결핵 약을 1년가량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참기 힘든 두통이 갑자기…
‘갑자기 번개를 맞은 느낌’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 같다’며 극심한 두통을 호소한다면 거미막 밑 출혈일 가능성이 있다. 이 병은 뇌혈관의 꽈리(동맥류)가 터진 것이며 응급 상황이다. 때를 놓치면 사망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40세 이전에도 간혹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자신의 뇌혈관 기형이 있는지 모른다.
고환에서 덩어리가 만져진다
고환이나 부고환의 염증, 고환암, 탈장, 음낭수종이 의심된다. 고환을 만졌을 때 열감이 있다면 고환·부고환 염증이기 쉽다. 만진 느낌이 딱딱하면 고환암, 말랑말랑하면 탈장(장이 고환 쪽으로 내려온 상태), 음낭 수종(음낭에 물이 찬 상태)일 가능성도 있다.
박진성 을지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고환암은 조기 치료하면 완치율이 90% 이상”이라며 “배 속에 고환이 있는 잠복고환 환자가 나중에 고환암 환자가 될 위험은 일반인의 40~50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변이 검은색을 띤다
먹은 음식이 변의 색깔을 바꿀 수 있다. 변이 자장면처럼 검다면 위나 소장(십이지장) 궤양 부위에 출혈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출혈이 멎도록 손을 써야 한다. 암에 의해 출혈이 있을 때도 변 색깔이 검게 나타난다. 피는 출혈 후 검게 변하면서 굳기 때문에 출혈 부위가 항문과 멀어질수록 검은 타르 형태를 띤다. 황대용 건국대병원 대장암센터(외과) 교수는 “담도가 막혀 담즙이 나오지 않으면 변 색깔이 희게 변한다. 하지만 대변에서 피가 많이 섞여 나오면 대장 출혈을, 피가 방울방울 떨어지는 수준이라면 항문 출혈이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폐경 후 질에서 피가 난다
문혜성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질염일 가능성이 높다”며 “여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는 폐경 이후엔 질 주변의 혈관이 얇아져 조금만 스쳐도 출혈이 일어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자궁암·질암·난소암 등 부인암 여부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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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혁 기자 ]
“말띠해인 갑오년(甲午年) 새해를 맞은 당신의 건강은 안녕하십니까.”
건강을 체크하는 데는 우리 주변에 있는 거울이나 체중계, 줄자가 멀리 있는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등 첨단 진단장비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몸에 나타나는 미묘하거나 갑작스러운 변화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는 조언이다.
이를 반영하듯 새해 들어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경험하는 증상으로 족집게 진단을 할 수 있다”는 건강 서적이 화제다. 닐 슐만 미국 에모리대 의대 교수(내과)가 저술한 ‘당신 몸의 붉은 경고등’도 이 중 하나다. 신체의 다양한 증상을 통해 건강상태를 생활 속에서 알 수 있는 7가지를 간추려 소개한다.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진다
다이어트 중이라면 체중 몇 ㎏이 줄어드는 것은 노력의 결실이다. 그러나 평소대로 먹고 운동량을 늘리지 않았는데도 한 달 새 벨트 길이가 2.5㎝ 이상, 체중이 5% 이상 줄었다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박훈기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진다면 암이나 갑상샘 기능항진증이 의심된다”며 서둘러 검사받기를 권했다.
갑상샘 기능항진증은 혈액검사로 간단히 진단할 수 있다. 체중 감소 외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찬 날씨에도 금세 더위를 느낀다면 이 병일 가능성이 높다.
체중 감소는 식욕 저하와도 관련이 있다. 거식증 등 섭식장애가 원인이 되며 주로 어린 여성에게 나타난다. 스트레스도 식욕 감퇴·체중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정신과 치료가 유효하다.
발음 새고 말이 어눌해졌다
갑자기 발음이 새거나 어눌하게 말하는 일이 잦아졌다면 신경축삭염, 루게릭증후군, 파킨슨증후군, 진행성 근이영양증, 진행성 근무력증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비인후과에서는 ‘유창성장애’와 ‘마비말장애’로 분류한다. 또 뇌졸중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된 증상은 근육의 힘이 빠지는 것인데, 대화할 때 사용하는 근육의 힘이 떨어지면 말을 얼버무리게 된다. 뇌졸중 환자가 잦은 사레들림이 있는 것도 입 주변의 근육이 약해져서다.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대표원장은 “뇌졸중 환자의 말이 불분명해지는 증상은 갑작스럽게 나타난다”며 “이런 증상은 보통 4~5분 지속되는데 증상이 사라져도 3~6시간 내에 병원 응급실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 치료만이 뇌의 영구적인 손상이나 죽음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뒷목 뻐근하고 두통에 시달린다
뇌막염(수막염)이 우려된다. 누운 상태에서 의사가 목을 앞으로 굽힐 때 잘 굽혀지지 않고 열이 동반된다면 가능성은 더 높다.
뇌막염은 바이러스성·세균성·결핵성으로 분류된다. 정진상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바이러스성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해열제를 복용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길게 안 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균성은 바로 치료(항생제 복용 등)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얼굴 한쪽에 마비가 오고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 현상이 있으면 결핵성이기 쉽다. 이 경우 결핵 약을 1년가량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참기 힘든 두통이 갑자기…
‘갑자기 번개를 맞은 느낌’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 같다’며 극심한 두통을 호소한다면 거미막 밑 출혈일 가능성이 있다. 이 병은 뇌혈관의 꽈리(동맥류)가 터진 것이며 응급 상황이다. 때를 놓치면 사망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40세 이전에도 간혹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자신의 뇌혈관 기형이 있는지 모른다.
고환에서 덩어리가 만져진다
고환이나 부고환의 염증, 고환암, 탈장, 음낭수종이 의심된다. 고환을 만졌을 때 열감이 있다면 고환·부고환 염증이기 쉽다. 만진 느낌이 딱딱하면 고환암, 말랑말랑하면 탈장(장이 고환 쪽으로 내려온 상태), 음낭 수종(음낭에 물이 찬 상태)일 가능성도 있다.
박진성 을지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고환암은 조기 치료하면 완치율이 90% 이상”이라며 “배 속에 고환이 있는 잠복고환 환자가 나중에 고환암 환자가 될 위험은 일반인의 40~50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변이 검은색을 띤다
먹은 음식이 변의 색깔을 바꿀 수 있다. 변이 자장면처럼 검다면 위나 소장(십이지장) 궤양 부위에 출혈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출혈이 멎도록 손을 써야 한다. 암에 의해 출혈이 있을 때도 변 색깔이 검게 나타난다. 피는 출혈 후 검게 변하면서 굳기 때문에 출혈 부위가 항문과 멀어질수록 검은 타르 형태를 띤다. 황대용 건국대병원 대장암센터(외과) 교수는 “담도가 막혀 담즙이 나오지 않으면 변 색깔이 희게 변한다. 하지만 대변에서 피가 많이 섞여 나오면 대장 출혈을, 피가 방울방울 떨어지는 수준이라면 항문 출혈이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폐경 후 질에서 피가 난다
문혜성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질염일 가능성이 높다”며 “여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는 폐경 이후엔 질 주변의 혈관이 얇아져 조금만 스쳐도 출혈이 일어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자궁암·질암·난소암 등 부인암 여부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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