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기업 참여 확대한 한·미 방위비 분담금 사업

입력 2014-01-12 20:28   수정 2014-01-13 03:47

한·미 양국의 방위비 분담 협상이 11일 최종 타결됐다. 2014년 분담금 총액은 92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5.8% 증액 조정됐다. 협정 유효기간은 2018년까지 5년이다. 2015년 부담분부터는 전년도 분담금에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적용해 산출한다. 미국은 자국의 예산 사정 등을 감안해 1조원이 넘는 대폭 인상을 요구해왔다고 한다. 총액 9000억원을 넘기지 않겠다는 한국 정부의 협상선은 무너졌지만 내용적으로는 개선된 부분이 많아 비교적 무난한 협상이었다는 평가를 내릴 만하다.

무엇보다 이번 협상에서 22년 동안의 관행을 깨고 포괄적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방위비 분담금의 대부분은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우리 근로자의 인건비 등으로 쓰인다. 실제 국내 건설사와 중소기업의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업체가 맡을 수도 있는 군수지원 업무를 미국 업체의 한국 내 자회사가 사실상 독점해 논란이 일었고 중소기업들의 하청문제와 대금지급 지연 등 우리 업체들의 민원 또한 줄을 이어왔다. 건설사업 같은 분야에서는 미군 측이 시행에 임박해서야 사업 목록만 공개함으로써 한국 기업이 대응하기 어려웠다.

양국이 군수지원에 참여하는 ‘한국 측 계약업체’의 자격기준을 명확히 하고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해나가기로 합의한 것은 잘한 일이다. 아울러 분담금 배정단계에서부터 사전조율을 강화하고 각종 예산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한 부분도 진일보다. 외교부는 이를 통해 방위비 분담금의 90%가 우리 경제에 환류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사업별로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분담금 사업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들의 실익이 극대화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협상은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 타결된 한·미 동맹 현안 협상이였다. 원자력 협상 등 수많은 협상의 기본 방향을 잡아가는 데 지침이 될 수도 있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에 격랑이 일고 있다. 최우선적 관심사인 한·미 관계를 더욱 적극적으로 관리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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