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위기감 커지는 대중국 수출

입력 2014-01-12 20:32   수정 2014-01-13 03:45

김태완 베이징 특파원 twkim@hankyung.com


[ 베이징=김태완 기자 ] 2013년 한국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였다. 미국과 일본을 합쳐도 중국에 미치지 못한다. 또 한국은 지난해 1~11월 중국과의 교역에서만 569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냈다. 전체 무역흑자 405억달러보다 많다. 중국이 없었다면 무역적자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줄어들고 무역흑자도 못 낸다면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될까.

그런 일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날 수 있고, 올해가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삼성디스플레이의 쑤저우 LCD(액정표시장치)공장, 그리고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LCD공장 등이 올해 현지에서 본격 가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품목 1, 2위는 LCD와 반도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LCD의 대중국 수출액은 161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12.1%를 차지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집적회로도 158억달러(비중 11.9%)다.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은 올해 4월부터 가동을 시작한다. 10나노급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월 10만장(12인치 웨이퍼 기준) 생산한다. 지난해 10월 준공한 쑤저우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은 투입원판 기준으로 올해 월 5만5000장, 8~9월께 가동을 시작하는 광저우 LG디스플레이 공장은 월 6만장을 각각 생산할 계획이다. 이들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모두 중국에서 소비된다. 경쟁력이 커져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순기능도 있지만 상당 부분 대중국 수출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베이징 사무소장은 “올해에 ‘2001년 수출 쇼크’가 재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중국 수출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증가를 해오다 유독 2001년에만 -2.4% 성장을 했다. 수출 효자였던 섬유업체들이 중국 칭다오 등으로 옮겨간 게 영향을 미쳤다. 당시에는 전자 화학 기계 등 주력 제조업이 수출을 주도해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첨단 제조업기지마저 중국으로 넘어가게 된 지금은 어떻게 위기를 넘길 것인가. 신소재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더 많은 투자로 원천 기술 확보를 서두르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생각보다 빨리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

김태완 베이징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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