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두 번째 이야기
[ 문유선 기자 ] 이보다 더 신날 수는 없다. 발길 닿는 곳마다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을 주체할 수 없다. 줄기차게 내지르는 환호는 점점 크게 울려 지구 반대편까지 전해질 정도다. 뉴질랜드의 대자연을 십분 활용한 레포츠 덕이다. 점잖고 침착한 척 써왔던 어른의 가면을 한순간에 벗어던진 원초적 자신을 만나고 싶다면 뉴질랜드의 다양한 레포츠의 세계로 발을 들여야 한다.
오클랜드에서 슈퍼맨이 되는 방법
오클랜드 도심 한가운데 우뚝 솟은 스카이타워는 슈퍼맨이 느끼는 정취를 짐작이라도 해보고 싶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코스다. 192m 높이에서 와이어에 의지해 시속 85㎞의 속도로 지상을 향해 날아 내려가는 기가 막힌 경험을 할 수 있다. 엄습하는 공포감에 정신이 혼미하지만, 용기를 냈다.
‘스리, 투, 원, 고!’ 소리치는 스태프의 명령에 따라 무작정 발을 뗐다. 시원하게 펼쳐진 오클랜드 도심 풍경을 직시하겠다는 다짐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영원의 시간 속으로 빨려드는 느낌이다. 4초쯤 지났을까. 포토타임이다. 도심을 배경으로 나는 슈퍼맨처럼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위를 올려보며 ‘치즈!’를 한다. 저리도 높은 곳에서 어떻게 뛰어내릴 생각을 했을까 싶어 자신이 대견해진다. 다시 하강하기 시작했다. 처음 낙하 속도와는 다르게 부드럽고 느린 속도로 내려간다.
잠시나마 슈퍼맨이 되는 꿈을 이루었다면 이제 192m 높이의 점프대 주변으로 원을 그리며 설치된 1.2m의 난간을 걷는 스카이 워크에 도전할 차례다. 아찔하고 짜릿한 공포감은 걸음을 내디딜수록 조금씩 줄어들고 어느덧 익숙해진다. 조심스럽게 폴짝 뛰어보기도 하고 난간에 걸터앉아 시원하게 펼쳐진 도시의 풍경에 흠뻑 취해보기도 한다. 허공을 걷고 날다 지치면 구름 위에 걸터앉아 쉬는 신의 삶을 엿본 듯하다.
함성이 끊이지 않는 곳, 아그로벤처
오클랜드에서 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북서 중앙부의 로토루아는 화산으로 형성된 온천지대 특유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마오리 문화가 만들어졌다. 이곳이 특별히 매력적인 이유는 레포츠 천국이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내에서 가장 유명한 양털깎기 쇼를 진행하는 아그로돔에서 운영하는 아그로벤처에 도착했다. 최고로 아찔하고 자극적인 레저스포츠 다섯 가지가 마련돼 있다.
구성은 이렇다. 4.5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하는 스피드 보트를 타고 구불구불 회전하다 360도 스핀에서 절정을 맛보는 아그로제트, 모노레일에 매달린 음료수 캔 모형을 본떠 만든 통에 들어가 페달을 밟으며 600m를 달리는 친환경적 놀이기구 스윕, 시속 180㎞의 바람을 이용해 사람을 공중에 붕 뜨게 만들어 스카이 다이빙의 묘미를 느끼게 하는 프리폴 익스트림,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두 가지인 스우프와 번지점프가 있다.
스우프는 멜빵바지처럼 생긴 안전장치를 착용하고 40m 높이까지 올라가 시속 130㎞의 속도로 시계추처럼 허공을 가르는 레포츠다.
아그로벤처의 대미는 번지점프다. 발끝에 매단 안전장치 하나에 의지해 43m 크레인 끝에 서서 벼랑을 내려다보면 극한의 공포와 짜릿함을 동시에 느낀다. 레포츠를 즐기기 전에 이렇게 심오한 고독의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던가 싶다. 드디어 결정의 순간, 한 발을 앞으로 내밀었다. 정신이 아득해져 눈을 질끈 감았다. 바람소리만이 오롯이 들리는 순간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새처럼 세상을 볼 수 있는 처음의 기회를 놓칠 수 없어서다. 느려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안전장치의 반동에 따라 줌인과 줌아웃을 반복하는 풍경이 초현실적이다. 머리로 피가 쏠려 있는 느낌이 불편하긴 하지만 일생 중 꼭 한 번은 해볼 만한 아름다운 경험이다.
로토루아의 자연을 즐기는 방법
과도하게 분비된 아드레날린을 달래는 최적의 레포츠는 조빙이다. 아그로벤처에서 차로 3분 거리에 뉴질랜드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조빙 언덕이 있다. 조빙은 조브라는 대형 플라스틱 공 안에 들어가 낮고 굴곡 있는 언덕을 데굴데굴 구르며 내려오는 레포츠다. 60㎝의 에어쿠션이 둘러싼 조브 안에 들어가면 스태프가 물을 채워 넣고 언덕 아래로 굴린다. 언덕을 데굴데굴 구르며 꺄르르, 멈추지 않고 웃었던 1분여 남짓은 생에 가장 즐거운 순간이었다. 신과 흥, 두 단어의 실체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농고타하산의 스카이라인 스카이 라이드는 로토루아의 풍경을 조망하는 것은 물론 로토루아의 자연을 가까이에서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루지라고 불리는 세 바퀴의 카트라이더를 타고 5㎞의 구불구불한 산길을 내려오는 세 개의 코스가 있는데 첫 번째 트랙에서는 레드우드가 우거진 숲의 정취를, 두 번째 트랙에서는 산 아래 펼쳐진 로토루아의 전경을, 세 번째 트랙에서는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조금 더 스릴 넘치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오클랜드=문유선 여행작가 hellomygra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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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유선 기자 ] 이보다 더 신날 수는 없다. 발길 닿는 곳마다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을 주체할 수 없다. 줄기차게 내지르는 환호는 점점 크게 울려 지구 반대편까지 전해질 정도다. 뉴질랜드의 대자연을 십분 활용한 레포츠 덕이다. 점잖고 침착한 척 써왔던 어른의 가면을 한순간에 벗어던진 원초적 자신을 만나고 싶다면 뉴질랜드의 다양한 레포츠의 세계로 발을 들여야 한다.
오클랜드에서 슈퍼맨이 되는 방법
오클랜드 도심 한가운데 우뚝 솟은 스카이타워는 슈퍼맨이 느끼는 정취를 짐작이라도 해보고 싶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코스다. 192m 높이에서 와이어에 의지해 시속 85㎞의 속도로 지상을 향해 날아 내려가는 기가 막힌 경험을 할 수 있다. 엄습하는 공포감에 정신이 혼미하지만, 용기를 냈다.
‘스리, 투, 원, 고!’ 소리치는 스태프의 명령에 따라 무작정 발을 뗐다. 시원하게 펼쳐진 오클랜드 도심 풍경을 직시하겠다는 다짐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영원의 시간 속으로 빨려드는 느낌이다. 4초쯤 지났을까. 포토타임이다. 도심을 배경으로 나는 슈퍼맨처럼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위를 올려보며 ‘치즈!’를 한다. 저리도 높은 곳에서 어떻게 뛰어내릴 생각을 했을까 싶어 자신이 대견해진다. 다시 하강하기 시작했다. 처음 낙하 속도와는 다르게 부드럽고 느린 속도로 내려간다.
잠시나마 슈퍼맨이 되는 꿈을 이루었다면 이제 192m 높이의 점프대 주변으로 원을 그리며 설치된 1.2m의 난간을 걷는 스카이 워크에 도전할 차례다. 아찔하고 짜릿한 공포감은 걸음을 내디딜수록 조금씩 줄어들고 어느덧 익숙해진다. 조심스럽게 폴짝 뛰어보기도 하고 난간에 걸터앉아 시원하게 펼쳐진 도시의 풍경에 흠뻑 취해보기도 한다. 허공을 걷고 날다 지치면 구름 위에 걸터앉아 쉬는 신의 삶을 엿본 듯하다.
함성이 끊이지 않는 곳, 아그로벤처
오클랜드에서 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북서 중앙부의 로토루아는 화산으로 형성된 온천지대 특유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마오리 문화가 만들어졌다. 이곳이 특별히 매력적인 이유는 레포츠 천국이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내에서 가장 유명한 양털깎기 쇼를 진행하는 아그로돔에서 운영하는 아그로벤처에 도착했다. 최고로 아찔하고 자극적인 레저스포츠 다섯 가지가 마련돼 있다.
구성은 이렇다. 4.5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하는 스피드 보트를 타고 구불구불 회전하다 360도 스핀에서 절정을 맛보는 아그로제트, 모노레일에 매달린 음료수 캔 모형을 본떠 만든 통에 들어가 페달을 밟으며 600m를 달리는 친환경적 놀이기구 스윕, 시속 180㎞의 바람을 이용해 사람을 공중에 붕 뜨게 만들어 스카이 다이빙의 묘미를 느끼게 하는 프리폴 익스트림,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두 가지인 스우프와 번지점프가 있다.
스우프는 멜빵바지처럼 생긴 안전장치를 착용하고 40m 높이까지 올라가 시속 130㎞의 속도로 시계추처럼 허공을 가르는 레포츠다.
아그로벤처의 대미는 번지점프다. 발끝에 매단 안전장치 하나에 의지해 43m 크레인 끝에 서서 벼랑을 내려다보면 극한의 공포와 짜릿함을 동시에 느낀다. 레포츠를 즐기기 전에 이렇게 심오한 고독의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던가 싶다. 드디어 결정의 순간, 한 발을 앞으로 내밀었다. 정신이 아득해져 눈을 질끈 감았다. 바람소리만이 오롯이 들리는 순간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새처럼 세상을 볼 수 있는 처음의 기회를 놓칠 수 없어서다. 느려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안전장치의 반동에 따라 줌인과 줌아웃을 반복하는 풍경이 초현실적이다. 머리로 피가 쏠려 있는 느낌이 불편하긴 하지만 일생 중 꼭 한 번은 해볼 만한 아름다운 경험이다.
로토루아의 자연을 즐기는 방법
과도하게 분비된 아드레날린을 달래는 최적의 레포츠는 조빙이다. 아그로벤처에서 차로 3분 거리에 뉴질랜드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조빙 언덕이 있다. 조빙은 조브라는 대형 플라스틱 공 안에 들어가 낮고 굴곡 있는 언덕을 데굴데굴 구르며 내려오는 레포츠다. 60㎝의 에어쿠션이 둘러싼 조브 안에 들어가면 스태프가 물을 채워 넣고 언덕 아래로 굴린다. 언덕을 데굴데굴 구르며 꺄르르, 멈추지 않고 웃었던 1분여 남짓은 생에 가장 즐거운 순간이었다. 신과 흥, 두 단어의 실체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농고타하산의 스카이라인 스카이 라이드는 로토루아의 풍경을 조망하는 것은 물론 로토루아의 자연을 가까이에서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루지라고 불리는 세 바퀴의 카트라이더를 타고 5㎞의 구불구불한 산길을 내려오는 세 개의 코스가 있는데 첫 번째 트랙에서는 레드우드가 우거진 숲의 정취를, 두 번째 트랙에서는 산 아래 펼쳐진 로토루아의 전경을, 세 번째 트랙에서는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조금 더 스릴 넘치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오클랜드=문유선 여행작가 hellomygra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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