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이전 상장' 코넥스 기업 '봇물' … 이르면 6월께 1호 탄생

입력 2014-01-13 08:14  

[ 이민하 기자 ]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준비하는 코넥스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상장 요건을 갖춘 기업만 5~7개에 달한다. 이르면 6월께 1호 이전 상장 기업이 탄생할 전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을 공시한 코넥스 기업 중 베셀 테라셈 메디아나 피엠디아카데미 4개 기업이 시가총액을 제외한 나머지 외형 심사요건을 갖췄다. 4분기 실적을 더하면 하이로닉 스탠다드펌 등도 무난히 요건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시장 상장의 외형 심사 요건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최근 매출액 100억 원 이상 △당기순이익 20억 원 이상 △시가총액 300억 원 이상이다.

지난해 실적 결산이 끝나면 외형 심사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분기까지 매출 요건(100억 원)을 넘긴 기업은 15개다.

코넥스 기업 가운데 이전 상장을 '예고'한 기업들도 나왔다. 메디아나와 아진엑스텍은 지난 9일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상장 예정 시기는 오는 6~7월. 예비심사 청구는 지난해 실적 결산이 나오는 2월로 예정하고 있다.

아진엑스텍 관계자는 "코스닥시장 직상장을 준비했기 때문에 외형적 요건은 모두 충족됐다" 며 "짧은 기간이지만 코넥스시장을 경험한 만큼 코스닥시장에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겨 이전 상장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적 공시를 하지 않은 아이티센시스템즈, 대주이엔티, 엘앤케이바이오도 코넥스 기업 중 유력한 이전 상장 후보다. 이들은 코넥스 개설 당시 외형적으로 코스닥 기업들과 비교할 만한 수준이었다.

아이티센시스템즈의 2012년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322억 원, 53억 원. 대주이엔티는 1193억 원의 매출과 3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엘앤케이바이오도 매출 147억 원, 당기순이익 31억 원을 기록했다

대주이엔티의 경우 2009년 코스닥시장 직상장을 추진했으나 질적심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고배를 마셨다. 당시 재무 불안정성이 높아 거래소로부터 상장 불가 통보를 받았다.

대주이엔티 관계자는 "코넥스는 공시 제도 등이 유사해 좋은 경험이 됐다" 며 "외형 요건을 갖췄고 재무불안정성이 개선된 만큼 코스닥시장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하반기 상장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엘앤케이바이오는 내년 상반기 중 코스닥시장으로 옮겨갈 목표를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코넥스시장에서 좀 더 경험을 쌓자는 게 경영진의 판단" 이라며 "충분한 사전 준비를 거쳐 2015년 상반기에 코스닥시장을 두드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상장 요건을 갖춘 기업들이 가장 크게 염두하고 있는 부분은 '자금조달'이다. 어느 시점에서 이전 상장이 가장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베셀 관계자는 "1호 이전 상장이란 타이틀에 욕심을 갖고 있지 않다" 며 "시기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변수는 필요한 만큼의 자금조달이 가능한지 여부"라고 전했다.

코넥스시장 개설 당시 코스닥시장으로의 '점프'가 가장 유력했던 아이티센시스템즈는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코스닥시장 이전 상장에 대한 내부적인 합의를 이뤘지만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 등은 시간을 두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 정혁현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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