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통상임금 관련 노사지침 내주 제시 "기본급·성과급 올리면 근로시간 줄고 생산성 향상 가능"

입력 2014-01-13 20:46   수정 2014-01-14 03:47

연공서열·수당에서 직무·성과중심 개편
임금체계 개선…노사정 대타협 시급



[ 강현우 기자 ] 정부가 기본급·성과급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방향과 통상임금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해석을 담은 ‘노사 지도지침’을 다음주 제시한다. 통상임금 개념을 정립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은 오는 4월 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하기로 했다.

○“직무·성과급 중심 임금체계”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통상임금을 둘러싼 혼란과 갈등을 줄이고자 다음주 48개 지방고용노동청·지청 등을 통해 산업현장에 노사 지도 지침을 전달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도 지침은 고용부 예규와 같은 강제성 있는 규정은 아니며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이번 지침에는 노사가 그동안 각종 수당을 임금 인상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복잡해진 임금 구조를 기본급과 직무·성과급 위주로 단순화하는 방안을 담는다. 대법원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판결을 했기 때문에 기존 임금체계에선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수당이 많아지게 된다.

방 장관은 “수당이 커지면 기업이 자발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는 주당 법정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계류 중이다.

권영순 고용부 노동정책실장은 “근로시간이 줄어들면서 근로자 수당이 감소하는 부분은 기본급 수준을 높여 상당 부분 보전할 수 있다”며 “기업은 대신 성과급 위주로 추가 임금을 지급해 생산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준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은 “연공서열과 수당 중심 임금체계에서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은 기업 경영을 합리화할 수 있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재직자 조건 있으면 통상임금 부정”

고용부는 지침을 통해 추가임금 소급 청구를 제한하는 기존의 노사 합의는 새로운 합의 때까지 유효하다는 해석과 함께 정기·일률·고정성 등 대법원이 제시한 통상임금의 요건을 명확하게 제시할 방침이다.

고정성 요건과 관련해 ‘특정 시점 재직 근로자에게만 지급한다면 추가로 달성해야 하는 조건이 있는 것이어서 고정성이 부정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복리후생비나 정기상여금 등 명칭에 관계없이 적용된다는 점을 명시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또 근로기준법 개정 등 입법은 다음달부터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의 임금·근로시간특별위원회에서 합의를 이끌어낸 다음 4월 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방 장관은 “입법이 늦어지면 6월 말까지 대법원 판결 취지와 지도지침에 맞춰 현행 예규를 정비하고 이후 입법이 완료되면 예규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임금·근로시간특위 공익위원인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한 수많은 부분에서 노동계가 얻어내야 할 것도 많기 때문에 노·사·정 대타협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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