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장진모 기자 ] 미국 민주당의 대표적 잠재 대권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사진) 측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2008년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 자신을 배신한 당내 인사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런 사실은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조너선 앨런 기자와 ‘더 힐’의 에이미 판스 기자가 쓴 신간 ‘HRC(힐러리 로댐 클린턴의 약자): 국가 비밀과 힐러리의 재탄생’을 통해 공개됐다. 12일(현지시간) 책의 내용을 소개한 두 매체의 기사에 따르면 경선 당시 캠프 내 힐러리의 최측근 참모들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각각 1점에서 7점까지 점수를 매겼다.
힐러리를 가장 헌신적으로 도운 인사들은 1점이었다. 반면 클린턴 가(家)의 덕을 입고도 오바마 편에 서거나 방관하는 등 등을 돌린 이들은 7점을 받았다. 존 케리 국무장관(당시 상원의원)은 후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캠프의 한 일원은 “누가 우리를 지지했고 지지하지 않았는지 기록하고 싶었다”며 “반드시 힐러리의 편이 돼야 했지만 그(오바마)를 지지한 이들이 있었다. 이 사실은 힐러리를 분노하게 했다”고 말했다.
패트릭 레히(버몬트), 밥 케이시(펜실베이니아), 제이 록펠러(민주·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 등도 7점을 받아 ‘배신자’ 명단에 올랐다.
클레어 매카스킬 상원의원(미주리)은 2006년 방송에 나와 “빌 클린턴은 위대한 지도자이지만 내 딸 근처에 오는 건 싫다”고 말했다가 ‘응징’을 당했다. 힐러리가 매카스킬을 위한 모금행사를 즉각 취소하자 그는 며칠 뒤 울먹이며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고 책은 전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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