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석 기자 ] “피아트와 크라이슬러의 합병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입니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 크라이슬러그룹 회장(62·사진)은 13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피아트그룹은 크라이슬러 잔여 지분 인수를 이번주 중 끝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 피아트는 미국 크라이슬러의 지분 58.5%를 보유중이며,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 퇴직건강보험신탁이 보유한 잔여 지분 41.5%를 36억5000만달러(약 3조820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마르치오네 회장은 “엔진과 섀시 등 플랫폼을 통합하고 공유하면 개발비용과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며 “두 회사의 판매망과 노하우를 공유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 이탈리아 경기 침체로 경영난에 빠진 피아트그룹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크라이슬러가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는 등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앞다퉈 미국 시장에서 공장 신·증설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현명하지 못한 증설은 기업과 제품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마르치오네 회장은 “크라이슬러는 증설하는 대신 공장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시켰다”며 “신·증설은 이런 작업이 선행된 후에 신중한 검토를 거쳐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그는 “한국 시장에서 피아트와 크라이슬러의 판매가 부진한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크라이슬러그룹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문 브랜드인 지프가 좋은 판매실적을 내고 있다”며 “지프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마르치오네 회장은 세계 최대 인증업체인 스위스 SGS그룹 미국 본부장으로 일하다 2004년 피아트의 수장을 맡았다.
디트로이트=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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