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피어난 역고드름은 10여개에 달했으며 가장 큰 것은 무려 35cm에 이르렀다 합니다. 아래 사진입니다. [진안군청 강연덕씨 제공]
고드름은 보통 처마끝 등에서 아래로 뻗습니다. 그런데 마이산 탑사에선 겨울철이면 가끔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해 일각에서 “중력을 거스르는 (이기는) 미스터리 현상”이라고 이처럼 주목을 끌곤 했습니다.
그러나 역고드름은 영어로 ‘ice spike(아이스 스파이크)’로 불리며 우리말로 ‘얼음 대못’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습니다. 생성 원리가 과학적으로 설명되는 자연 현상이란 얘깁니다. 특히 냉장고 등에서 ‘인공으로’ 아이스 스파이크를 만들기도 한다 하고요.
다만 마이산 탑사에서 자주 이런 현상이 발견되는 것은 "그만큼 그릇에 담긴 정화수가 깨끗하다 (증류수처럼 물 속에 미네랄 성분 등 불순물의 농도가 낮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집니다. 이는 인공적인 아이스 스파이크의 생성 조건 가운데 하나로 불순물이 전혀 들어 있지 않는 ‘증류수’가 꼽히고 있어서입니다.
아이스 스파이크 생성 이론을 설명하는 각종 자료에 따르면 용기에 담긴 물은 ‘어느’ 가장자리 표면에서 얼기 시작합니다. 가장자리는 얼음이 생기기 좋은 ‘응결핵’ 기능을 하기 때문.
이렇게 생긴 얼음은 물의 표면으로 점점 확대되며 가운데에 작은 구멍을 남깁니다. 이 때 동시 물속의 얼음으로 인해 부피가 팽창합니다. 계속 물이 얼게 되면 작은 구멍을 통해 아래의 물이 위로 솟구칩니다.
물은 구멍을 통해 흘러나오며 또 얼게 되고요. 이 같은 과정을 통해 구멍 뚫린 아이스 스파이크가 자란다는 원리입니다. 물론 꼭대기 부위에서 작은 구멍이 막힐 경우 성장을 멈춘다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물속의 불순물은 얼음이 얼 경우 점점 농도가 짙어지면서 작은 구멍을 막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정효상 조선대학교 대기과학과 교수는 네이버에 올린 글을 통해 역고드름 생성의 적정한 조건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그릇의 주변 환경이 안정되고 약한 바람이 있으며 섭씨 영하 7 ~ 10도 범위에서 잘 형성된다. 바람이 없을 (풍속이 초속 0.5m 미만) 때에는 약간 더 높은 온도 (영하 5~10도)에서 만들어지지만 발생 확률은 바람이 약간 있을 때 보다 훨씬 낮다.
역고드름의 형태는 환경에 따라서 끝이 뾰족한 것, 볼록한 것, 오목한 것 등 다양하다. 또 수직으로도 성장하기도 하고 기울어져 성장하기도 한다. 같은 기상 조건이라도 물의 혼탁 상태와 용기 종류에 따라 발생 여부가 달라진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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