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의 '발칙한' 회고록 논란…"노무현은 약간 정신나가"

연평도 포격때 韓 보복 말려


[ 워싱턴=장진모 기자 ]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이 최근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사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비하해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또 북한의 연평도 도발 때 미국과 중국이 각각 한국과 북한을 상대로 확전되지 않도록 개입했다고 밝혔다.

게이츠 전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시중에 판매된 회고록 ‘임무(Duty)’에서 2007년 11월 서울에서 당시 재임 중이던 노 전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고 소개한 뒤 “나는 그가 반미적(anti-American)이고 아마도 약간 정신 나갔다(crazy)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아시아의 최대 안보 위협은 미국과 일본’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하면서 후임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게이츠 전 장관이 이미 3년 전에 현직을 떠나긴 했지만 동맹국의 전직 정상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이 회고록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쟁 지도력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또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 “(한국 측에서) 보복에 대한 요구가 있었고 원래 보복 계획은 군용기와 포화가 동원되는 등 과도하게 공격적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우려해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 등과 함께 한국 측과 며칠간 논의했다면서 “중국도 북한 지도부를 상대로 상황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