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4곳 중 1곳 "2014년 채용계획 못 세웠다"

입력 2014-01-15 20:39  

뉴스 & 분석 - 대한상의, 500대 기업 조사

금융·건설·철강 '불황 늪'
통상임금 논란 등 겹쳐 취업문 더욱 좁아질 듯



[ 박해영 기자 ] 대기업 계열의 A화학은 올해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업황 부진이 언제 끝날지 몰라 일단 1분기 경영 상황을 지켜보면서 채용 계획을 짤 생각”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대기업이 올해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경기 회복을 자신하지 못하는 데다 통상임금 범위 확대, 정년 연장 등 노동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고용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공동으로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대졸 신입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322개)의 24.5%인 79개가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1년 전 같은 조사에서 330개사 중 42개(12.7%)가 ‘미확정’이라고 답했던 것과 비교하면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업이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업종별 채용 계획 미확정 기업은 증권과 은행, 보험 등 금융회사가 15개로 가장 많았고 건설(6곳) 철강(4곳)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도 대졸 신입사원을 뽑지 못한 B증권 관계자는 “증시 침체로 업계가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신입 채용은 검토조차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철강회사 관계자는 “업황 부진도 문제지만 기업으로선 통상임금, 정년 연장 등의 이슈로 인해 채용 관련 리스크가 커졌다”고 말했다.

신규 채용을 하는 기업들도 작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줄여 뽑을 예정이어서 취업문은 그 어느 때보다 좁아질 전망이다. 올해 대졸 신입을 뽑겠다고 응답한 194개사의 채용 예정 인원 합계는 3만1372명으로 작년보다 1.5% 줄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실적이 나빠진 건설사들이 13.8% 줄이겠다고 답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섬유·제지(-9.0%) 업종도 작년보다 채용이 줄어들 전망이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올해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업들은 경기 회복세를 확신하지 못해 채용 확대를 주저하고 있다”며 “기업 네 곳 중 한 곳이 채용 계획을 못 세운 만큼 올해 대졸 일자리 규모는 이들 기업의 결정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전 본부장은 다만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강해지면 채용시장 분위기가 나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