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뮤지컬 배우 최승열 "'제 2의 김광석' 기분 좋게 느껴져"

입력 2014-01-16 14:41   수정 2014-12-05 11:30

그가 떠난지 벌써 18년. 대중문화계는 여전히 '김광석 앓이' 중이다. 사랑과 이별, 그리움의 정서를 담아내는 김광석의 노래는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따라 부르거나 재해석 할 정도로 무한 애정을 받고있다. 김광석이 태어난진 50년이 되는 2014년. 그의 노래는 그 자체로, 또는 새로운 콘텐츠로 대중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김광석의 노래를 바탕으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이 지금까지 세 편이나 만들어졌다. 공연 대목인 연말 연시를 겨냥해 대형 뮤지컬들이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이들 사이에서 2012년 11월 대구에서 첫 선은 보인 소극장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입소문을 타고 남아있는 2주치 공연 티켓이 모두 동났다.

이 뮤지컬의 직접적인 흥행 중심에는 배우 최승열(36·사진)이 있다. 지난달 28일 JTBC '히든싱어2-김광석 편'에 출연한 그는 故 김광석과 10표 차이로 준우승을 차지해 작품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김광석의 목소리는 물론 분위기까지 닮아있는 그를 14일 서울 종로 명륜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히든싱어' 출연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방송 후 지인들에게 문자를 많이 받았어요. 더 큰 변화가 있다면, 김광석 매니아 층이 주로 보던 공연을 일본, 캐나다 등에서 보러 오시더라고요. 방송 당일 대표님 전화를 받았는데, 우리 공연이 매진됐다며 2주를 연장했죠. 그때까지만 해도 실감도 안났어요. 근데 극장에 길게 늘어선 관객을 보고 가슴이 뛰더라고요. 그저 감사 할 따름이죠."

▶방송 출연 이후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흥행 돌풍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히든싱어' 출연을 안했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소극장 공연이 (인터파크 전체 공연 예매 순위) 1위권 안에 든 것도 처음이고, 200석 정도인 이곳에서 3000석 대극장의 좌석 점유율을 이긴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죠. 그걸 가능하게 만든 것이 방송 같아요. 예전에는 언론 노출 등은 관심도 없었고, 연기에만 열중했던 터라 대중적인 인지도가 없었어요. 10년 활동하는 것보다 방송 한 번하는게 더 낫네요.(웃음)"

▶이번 작품은 인위적인 구성이 없고 원곡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광석을 느끼는데 소극장만한 곳이 있을까요. 공연 목적이 있는 그대로의 음악을 보여주는 거예요. 당시 대학로의 생생한 공연 분위기를 콘셉트로 가져왔죠. 하지만 노래 흐름에 이야기를 맞추다보니 드라마의 짜임새는 좀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재공연(시즌2)은 초연 때 드러난 취약한 구성을 보완해 진솔하고 소박하게 꾸며졌어요. 여기에 라이브 연주와 노래가 더해져 아날로그 적인 느낌이 흥취를 돋우죠."

▶김광석 노래 중 가장 애착이 있는 곡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였음을' 이 곡은 가사가 처절해서 좋아요. 어렸을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웠어요. 사춘기와 맞물리면서 현실적인 문제로 힘들었는데 이 노래가 위로가 되더라고요. 내가 처한 상황보다 처절하게 느껴졌고, '나도 언젠가는 힘든 날이 지나가겠지' 생각을 하며 지낼 수 있었어요. 사람들은 우울한 곡이라고 생각 할지 모르지만 오히려 힘이 될 수도 있는 노래라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면서 다시 느끼는 것은 누구나 해볼 만 한 사랑 이야기이고 삶이죠."

▶데뷔 10년차 최승열. 연극배우 시작과 버틸수 있었던 힘이 궁금했다

"실용음악을 전공했어요. 홍대에서 통기타를 들고 밴드 생활을 했죠. 당시 구닥다리 음악을 한다며 설자리가 많지 않았어요. 아는 형이 뮤지컬을 만든다고 오디션을 보러 오라더군요. 그렇게 우연치 않게 데뷔했죠. 그 때 김신용 선배의 무대가 거대한 산처럼 보이더라고요. '저 에너지는 뭘까' 궁금증에서 제 연극 생활이 지금까지 이어진 거 같아요. 남들과 똑같이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며 밑바닥부터 생활했는데 힘든 시간들을 통해 얻은 배움, 동료들이 재산이죠."

▶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을까

"초연을 좋아해요. 사실 가장 힘들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작업이죠. 나중에 내가 만들어 놓은 동선, 캐릭터를 후배들이 따라하는 것을 보면 흐뭇하기도 하고요. 고통을 즐기는 마인드가 있는 것 같아요.(웃음) 또 뮤지컬임에도 대본을 보고 선택합니다. 좋은 작품, 동료들이 함께 한다면 개런티가 낮아도 참여하는 편이예요."

▶대중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고 싶은 배우인가

"참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많이 드러나지 않아도 오래 연기하는 배우. 이번 기회에 음악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가벼운 연예인이 아닌 존재가 있고 고집스럽게 내 길을 가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대학로에서 그렇게 해왔 듯이…."


그의 뒷 이야기…시작은 술자리였다. 나는 대학로 단골 술집에 그 날도 어김없이 있었다. 제작자인 이금우 LP스토리 대표가 나에게 다가와, 단 한마디. "김광석 뮤지컬 할껀데, 너 할래?" 질문을 던졌다. 나는 뮤지컬 배우가 되면서 김광석 뮤지컬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과거 2-3번 작품이 엎어졌지만, 이번엔 느낌이 달랐다. 뮤지컬을 해본 경험도 없는 그에게 무대뽀 정신이 보였다.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나만큼 아니 나보다 김광석을 사랑하는 분이셨다. 대표님은 결혼자금 4천만원을 털어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올렸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다투기도 많이 했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하고 싶었던 그 무대에 서있다.

글 = 김현진 기자 sjhjso1234@hankyung.com / 사진 = 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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