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하락 괴로운데 소송까지…두 번 우는 운용사들

입력 2014-01-16 21:47  

12월에만 운용사 상대 10여건
"손실액 돌려달라" 소송 많아
금융사간 소송전도 다반사



[ 조재길 기자 ] 현대자산운용 대체투자본부 직원들은 요즘 경기 분당의 감정가 170억원짜리 건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건물의 임차인이 임대기간 만료 뒤에도 비워주지 않고 버티는 데다 각종 소송까지 제기해서다. 임차인은 현대운용을 상대로 ‘보유부동산 매각절차 중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에서 기각 결정을 받자 항소했다. 현대운용 관계자는 “임차인이 불법 점유하면서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며 “임대료를 제대로 받지도 못한 상황에서 부동산펀드를 청산하지 못해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걱정했다.

주식·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가운데 소송까지 봇물을 이루고 있어 자산운용사들이 울상이다.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며 손실금액을 돌려달라는 소송이 특히 많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12월 운용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 10여건에 달했다. 보통 운용사를 대상으로 제기하는 소송 건수가 매달 3~4건이란 점을 감안할 때 갑자기 늘어난 수치다.

S자산운용은 요즘 개인투자자 수십명이 제기한 소송에 일일이 대응하느라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내용은 퇴사한 직원이 친인척 등 지인들로부터 사적으로 돈을 받아 굴리다 낸 손실을 회사가 대신 물어내라는 게 골자다. 2심 판결까지 이겼는데도 상당수는 불복하고 상고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법원에서도 승소할 가능성이 높지만 대응하지 않을 수 없어 업무에 지장이 많다”고 말했다.

P자산운용도 최근 개인투자자 등이 제기한 소송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모씨 등은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당초 예상됐던 투자금을 받지 못하게 되자 소송을 냈다.

금융투자회사끼리 소송전을 벌이는 일도 다반사다. KDB자산운용은 지난 10일 미래에셋증권과의 소송에서 일부 패소했다. 경북 고속터미널 상가에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했던 KDB운용 측이 규정 위반으로 22%의 손실을 내자 판매사 미래에셋 측이 투자자를 대신해 소송을 낸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총 33억원의 청구액 중 27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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