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4DX로 오감체험·프리미엄 연인석…베트남에 '극장 한류' 전파

입력 2014-01-17 06:57   수정 2014-05-16 17:32

Best Practice - CGV의 동남아 진출 전략

베트남 영화 시장 공략
1위 멀티플렉스 사업자 인수…매년 관람객수 75만명씩 늘어

한국형 복합문화공간 전파
국내 운영 노하우 접목…스태프 서비스 교육 강화

한류 전도사 역할
한국영화 상영편수 늘리고 한국-베트남 영화제 개최



[ 이승우 기자 ]
지난 15일 베트남 호찌민 탄푸 지역에 새로 개장한 대형 쇼핑몰 ‘에이온 셀라돈’ 외벽에 낯익은 브랜드 간판이 걸렸다. 한국의 멀티플렉스 극장 CJ CGV의 로고다. 이 쇼핑몰 안에 개장한 ‘CGV 셀라돈 떤푸’는 CGV 이름이 붙은 베트남의 첫 극장이다.

○베트남서 CGV 브랜드 도입

CJ CGV는 2011년 7월 베트남 멀티플렉스 1위 사업자인 ‘메가스타’를 인수했다. 인수 직후인 2011년 하반기(3, 4분기) 매출은 179억원, 당기순손실 1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 1분기에는 매출 138억원, 당기순이익 16억원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2011년 대비 매출은 157%, 영업이익은 159%, 관람객 수는는 135% 증가했다. 메가스타는 CJ CGV에 인수된 후 매년 관람객이 평균 75만명씩 늘어나며 베트남 내 독보적 1위 극장 사업자로 자리잡았다.

CJ CGV는 지금까지 현지화 전략에 따라 ‘메가스타’ 브랜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CGV 셀라돈 떤푸 개장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브랜드 전환에 나섰다. 베트남에서 박스오피스 기준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CJ CGV가 베트남 내 브랜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차후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잇는 중요한 교두보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다. 기존 11개 메가스타 극장의 간판도 모두 CGV로 교체했다. 15일 CGV 셀라돈 떤푸 야외 특설무대에서 베트남 정부 관계자와 영화인, 기자 등 400여명을 초대해 ‘CGV 브랜드 전환 선포식’도 열었다.

브랜드 전환을 계기로 한국형 복합문화공간 ‘컬처플렉스’ 문화도 도입하기로 했다. 컬처플렉스란 공간적 개념인 멀티플렉스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해 고객이 기대하지 못했던 새로운 즐거움을 전달하는 복합문화공간이란 설명이다. CJ CGV는 오감체험 상영관 4DX와 프리미엄 연인석 스위트박스 등 베트남 최초로 특별관과 특별석을 선보였다. 동시에 선진화된 국내 운영 노하우를 접목시켜 프리미엄 멤버십 제도를 시행했고 캐러멜 팝콘과 체다치즈 팝콘 등 새로운 매점 메뉴를 추가했다. 베트남 스태프들의 서비스 교육을 강화하고 의상도 국내와 동일한 유니폼을 입도록 했다.

CJ CGV는 이달 안에 베트남 5대 도시로 손꼽히는 껀터에 6개관 782석 규모의 극장을 열 예정이다. 현재 CGV 셀라돈 떤푸를 포함 총 12개 극장 89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연내 17개 극장 117개 스크린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베트남 공동 작품도‘

CJ CGV는 브랜드 전환과 함께 베트남 내 한국영화 상영 편수도 본격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영화 한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한층 강화한다는 것이다.

베트남의 영화관람 매출은 800억원대로 한국의 10%도 안 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빠른 경제 성장과 비례해 하노이와 호찌민을 중심으로 영화관을 찾는 인구가 늘고 있다. 전체 인구의 52%가 25세 미만으로 영화 시장의 가파른 성장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CJ CGV가 베트남에 진출하기 전에는 연간 1편 정도의 한국영화가 상영됐다. 진출 이후 2012년 5편, 2013년 9편을 상영해 각각 22만명과 27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특히 ‘늑대소년(2012년)’과 ‘더 웹툰:예고살인’은 8만7000명, 8만8000명가량을 동원해 베트남 내 한국영화 대표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양국 간 문화 교류를 위해 2012년부터 ‘호찌민 한국-베트남 영화제’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영화 창작 교육을 제공하는 ‘베트남 토토의 작업실’ 등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김지훈 감독과 배우 한가인씨가 제2회 베트남 토토의 작업실에 참여하기도 했다. 올해는 CJ E&M 영화부문이 최초의 한국-베트남 공동 기획 작품인 ‘호이가 결정할게(De Hoi Tinh)’를 선보일 계획이다.

임형곤 CJ CGV 글로벌사업팀장은 “CJ CGV는 브랜드 전환을 통해 베트남 사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자 한다”며 “베트남 내에서는 차별화된 문화 체험을 선사하는 독보적 1위의 컬처플렉스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CJ CGV의 동남아 진출을 위한 거점으로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 성과 中에 27개 극장…미국도 진출

CJ CGV는 베트남을 비롯해 중국 미국 등으로 진출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쇼핑·파티·갤러리 등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 ‘컬처플렉스’로 기존 사업자와 차별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중국에선 2006년 CGV 상하이 따닝을 시작으로 중국 내 주요 거점 지역에 극장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에는 16개 극장을 모두 개관했다. 현재 베이징, 상하이, 우한, 톈진, 푸순, 선양 등 16개 도시에 총 27개 극장, 210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박스오피스 기준 14위(점유율 2.1%)에 오르며 중국 내 메이저 20개 멀티플렉스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선전하고 있다.

중국에선 최대 극장 체인 완다, 국영 영화사 차이나필름그룹(CFG) 등 멀티플렉스 사업자 220여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CJ CGV는 올해 총 46개 극장, 354개 스크린으로 확대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7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멀티플렉스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도 진출했다. 2010년 6월 문을 연 CGV LA는 CJ CGV 미국 1호점으로 할리우드에 인접한 LA 한인타운에 자리잡고 있다. CGV LA는 고급화 전략으로 다른 극장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고급 의자를 갖추고 국내의 ‘커플석’에 해당하는 프리미엄 시트를 적용했다. 미국에선 보편화되지 않은 지정좌석제를 도입해 관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멤버십 제도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 등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마케팅으로 한국 극장 서비스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영화에는 한글 자막을, 한국 영화에는 영어 자막을 입혀 한국 동포 1세대는 물론 영어권인 1.5세대 이상 재미동포, 현지인 등 다양한 관객들이 극장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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