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소비자가전전시회(CES) 이후 사물인터넷 관련주가 급등하고 있다. 14일 오전 증시에서 모다정보통신은 전날보다 11.78%(960원) 오른 9110원에, 효성ITX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7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 종목은 전날 각각 상한가를 기록했다. -1월14일 연합뉴스
☞ 올해 75세인 김남수 씨는 겨울이 오면 걱정이다. 당뇨병과 고혈압을 앓아 1주일에 서너 번씩 병원에 가야 하는데 춥고 길도 미끄러워 여간 힘든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김씨의 이런 고통은 크게 덜어진다. 집안에서 손목에 차는 시계 같은 기기를 이용해 혈당과 혈압 등 생체정보를 체크, 이를 병원에 알려줘 의사들의 진단과 처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인간이 인터넷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고 다른 사람들과 교환했다면 앞으론 몸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IT(정보기술) 기기와 스마트폰처럼 물건이나 제품들이 알아서 정보를 교환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가 열리게 된다. 이처럼 사물 간 유·무선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정보교환 기술을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이라고 한다. 전기통신 분야의 국제 협력을 위한 유엔 산하 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사물인터넷을 ‘상호 운용이 가능한 정보통신기술로 실제 또는 가상의 사물을 연결,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보사회를 위한 글로벌 인프라’로 정의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기술의 발전은 B2B(기업 간 거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를 넘어 기기와 기기가 서로 연결돼 정보를 나누는 M2M(Machine to Machine) 시대를 열면서 인류 사회를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초연결사회(超連結社會)로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초연결사회는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초소형 컴퓨터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사람과 사물, 동물, 데이터, 프로세스 등 모든 게 인터넷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 사회다. 연결 대상은 크게 건물이나 전자제품 같은 고정체와 이동체로 구분할 수 있다. 이동체는 다시 차량과 사람, 기타 이동형 자산(Asset)으로 분류된다.
사물인터넷을 가능하게 한 핵심 기술은 USN(Ubiquitous Sensor Network)으로 통칭되는 센서 네트워크 기술과 이렇게 센서로 수집한 정보를 스마트 기기에서 처리하는 정보처리 기술이다. 기기에 부착된 초소형 센서들은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분류하고 이를 전송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사물인터넷 기술은 기기들을 연결하는 방식에 따라 △인터넷 기반의 융합 △기기 간 직접 융합으로 나뉜다. 인터넷 기반의 융합은 수많은 센서 기기에 독립적인 IP(Internet Protocol·인터넷 주소)를 주고 기기 간 직접 통신이 가능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정보 접근이 손쉬운 반면 보안이 다소 허술하고 인터넷 접속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서비스가 부실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센서 및 스마트 기기 모두가 인터넷에 연결돼 정보를 교환하는 방식과 달리 스마트 기기와 센서에 내장된 네트워크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기기 간 직접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게 기기 간 직접 융합이다. 기기 간에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에는 USB, 블루투스, RFID, WiFi 등이 활용될 수 있다. 이 방식은 보안이 강력하고, 네트워크 상태에 구애받지 않고 독립적이고 개인화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센서에서 수집해 스마트 기기로 보내온 정보(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로 활발히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사람과 기기가 모두 네트워크에 연결되면 무슨 이득이 있을까? 사물인터넷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무궁무진하다. 대표적인 게 사람·사물의 상태나 주변 정보를 수집하는 원격 모니터링(Monitoring)이다. 김씨처럼 관리가 필요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보다 편리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설비나 기기를 원격에서 관리·통제하는 원격 제어(Control)도 있다. 빌딩의 냉·난방 시스템이 어떤 상태인지, 도둑은 들지 않는지를 손목에 찬 기기로 확인하고 통제할 수 있다. 이동하는 사물의 위치정보와 연계한 원격 추적(Tracking), 무선 네트워크를 활용한 무선 신용카드 결제, 정보제공 등도 가능하다. 차량(Automotive), 환경(Environment), 전기·수도(Utility), 건물·설비(Building&Facility), 가전(Consumer Electronics), 헬스케어, 안전·보안(Security&Safety), 이동자산관리(Asset Tracking) 등 수많은 새로운 사업과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인간 삶의 질과 생활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또 세계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새로운 산업이나 서비스의 탄생은 진통을 거치는 법이다. 비슷한 산업이나 서비스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반발하기 때문이다. 원격의료 허용을 둘러싼 정부와 일부 의사들 간 최근 갈등이 단적인 사례다. 원격의료를 허용하면 소비자들은 아주 편리하게 되는 반면 대형 병원의 원격진료 서비스에 환자를 뺏기는 동네의원들은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갈등을 현명하게 풀면서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가 다른 나라보다 더 빠르게 정착돼 수출도 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를 만드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선진국 '웃고'·신흥국 '울고'…IPO시장도 양극화
기업공개
일본 기업의 홍콩 증시 기업공개(IPO)가 또다시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의 유니클로가 올 1분기에 홍콩 증시 2부에 상장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모건스탠리를 주간사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1월15일 한국경제신문
☞ 주식이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려면 상장(listing)돼야 한다. 상장은 증권거래소가 일정한 요건(상장요건)을 충족한 기업이 발행한 주권(주식과 채권)을 증권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이같이 주식을 신규로 상장하기 위해 모집 또는 매출의 방법으로 주식을 새로 발행하거나 이미 발행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라고 한다. 모집이나 매출은 자본시장법상 증권 용어로 둘 다 유가증권을 파는 것을 의미한다. 모집은 새로 발행되는 유가증권을, 매출은 이미 발행된 유가증권을 판다는 게 다르다. 그래서 보통 신주모집(新株募集), 구주매출(舊株賣出)이라고 부른다.
지난해 세계 IPO시장은 864건, 1630억달러 규모로 2012년 대비 각각 3%, 27% 늘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세계 주가 상승률이 23%(MSCI지수 기준)를 기록하는 등 증시가 양호한 실적을 보인 덕분이다. IPO 이후 상장된 주식의 수익률도 연간 34.6%로 높았다.
작년 IPO시장의 특징은 미국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유럽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보였으나, 신흥국은 전년 대비 감소하는 등 선진국과 신흥국 간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이 심화됐다는 점이다. 미국은 지난해 222건, 596억달러 규모의 IPO가 이뤄졌다. 금액 기준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최대다.
올해도 선진국 중심으로 IPO가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IPO가 활발한 건 경제가 그만큼 활력이 있다는 뜻이다. 2008년 이후 죽을 쒀왔던 선진국이 부상하는 반면 신흥국은 주춤하는 현상을 IPO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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