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종 기자 ] 오프라인 게임 유통 산업의 몰락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비디오 게임 유통마저 온라인에 빼앗길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CNN머니는 1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이 지난해 문을 닫은 비디오 대여업체 블록버스터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일 소니가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4)에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플레이스테이션(PS) 나우’를 발표한 게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현재는 비디오 게임을 위해 PS 게임기와 함께 게임 디스크가 필요하지만 PS 나우가 현실화되면 두 가지 모두 필요 없어진다. 기존의 PS가 담당하던 게임의 구동을 중앙 서버가 담당하고, 사용자는 게임 화면을 PC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을 이용해 유튜브처럼 스트리밍으로 즐기게 된다. 게임 구입은 PS 나우를 통해 온라인에서 직접 이뤄진다. 게임을 사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에 갈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PS 나우는 올 3분기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PS 나우가 발표된 7일 뉴욕 증시에서 게임스톱 주가는 8.4% 하락했다. 이어 13일 이 회사가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무려 20%나 추가 폭락했다. 투자자문사 니드햄앤드컴퍼니의 신 맥고완 애널리스트는 “향후 게임스톱 매장들이 급격히 문을 닫을 것”이라며 “제품을 팔기만 하던 기존의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넷플릭스처럼 자신만의 콘텐츠를 직접 생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던 소니가 직접 게임 유통에 나서면서 게임스톱의 전략 변화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소니는 2012년 미국의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업체 가이카이를 4000억원에 인수하며 PS 나우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소니는 일단 최근 출시한 PS4 게임을 제외한 기존 PS 게임들을 제공해 두 서비스의 충돌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PS 나우 출시로 소니는 온라인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게임업체 밸브와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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