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스 코본푸 등 필리핀 3대 가구디자이너 제품 40여종 소개
서울 한남동 메종르베이지 갤러리서... 내달 21日까지
[이선우 기자] "화려하지는 않지만 독특한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왠지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17일 서울 한남동 메종르베이지 갤러리에서 열린 필리핀 디자인가구 기획전(Exquisite beauty of the Philippines Furniture)을 찾은 주부 김혜숙(48)씨는 필리핀 가구와 소품에 대한 첫 인상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가구를 고를 때 브랜드 보다는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김 씨는 "이탈리아나 프랑스 등 유럽산 명품 가구와는 또 다른 필리핀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소재나 디자인 측면에서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면서도 현대적인(modern) 느낌을 주기 때문에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힐링(healing)이 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을 대표하는 3대 가구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필리핀 디자인가구 기획전'이 서울 한남동 메종르베이지 갤러리에서 17일 개막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행사는 필리핀산(産) 디자인 가구를 감상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50여명의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은 각종 의자와 테이블 등 갤러리에 전시된 제품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디자이너에게 직접 소재와 기능, 가격 등에 대해 묻는 등 필리핀 디자인 가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아세안센터(사무총창 정해문)가 마련한 이번 행사는 국내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필리핀 디자인 가구와 홈인테리어 제품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한·아세안센터는 한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대화관계수립 20주년을 맞아 지난 2009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한국과 아세안 10개 회원국 간 교역증대와 투자촉진, 관광활성화 및 문화교류 확대를 위한 다양한 교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가구전시회 등을 통해 필리핀 가구와 각종 인테리어 소품이 소개된 적은 있지만 유명 디자이너의 제품을 선별해 열리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은 "최근 필리핀 가구는 정교한 솜씨와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유럽과 미주지역에서 인기가 올라가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게 사실"이라며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필리핀 가구 디자이너의 제품을 소개하는 이번 기획전이 필리핀 가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통해 국내에도 소개된 바 있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가구 디자이너 케네스 코본푸(Kenneth Cobonpue)를 비롯해 비토 셀마(Vito Selma), 쥬드 티오투이코(Jude Tiotuico) 등 현재 전 세계 명품가구 시장에서 활동 중인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필리핀 특유의 전통소재를 활용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필리핀 디자인계의 새로운 반향을 일으켰다고 평가받고 있는 케네스 코본푸의 경우 브래드피트, 마룬파이브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그의 제품을 즐겨 찾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은 등나무, 대나무, 강철을 소재로 한 각종 디자인 가구와 홈 인테리어 소품 가운데 한국 소비자의 정서와 취향에 맞는 제품 40여종을 직접 선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과 미주지역 가구 매니아들 사이에서 명품가구로 인정받는 제품들로 의자와 테이블은 200∼700만원, 조명 등 인테리이어 소품은 50∼80만원대 가격대에 각각 판매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루이스 티 크루즈 주한 필리핀 대사는 "이번 행사를 위해 한국 소비자들의 정서와 취향에 맞는 제품들을 엄선했다"며 "이번 행사는 독창적인 디자인에 기능성을 갖춘 필리핀 디자인 가구의 매력을 한국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앞으로 이와 같은 기획전을 서울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개최할 수 있도록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리핀 디자인가구 기획전은 내달 21일까지 한달 간 계속될 예정이다. 입장은 평일과 주말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가능하다. 한아세안센터는 기간 중 일반 소비자 대상의 제품판매 외에 국내 관련 기업과의 거래상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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