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 신흥국 여파 적어"
[ 뉴욕=유창재 기자 ] “올해 미국 경제에는 태양과 달과 별이 한 줄로 서는 행운이 다가오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지난주 실적발표 후 투자자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평소 미국 경제를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말해온 다이먼 CEO는 이날 ‘조심스러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실제로 경제 전망이 낙관적이기 때문에 ‘낙관적’이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대기업, 중소기업, 주식시장, 주택시장 등 어느 한 곳에서도 취약한 부분을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이먼 CEO뿐 아니다. 월스트리트 대형 은행의 최고 경영진도 잇따라 미국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기업 대출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미국 기업의 대출 잔액은 1조6100억달러로 2008년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CNBC는 은행 CEO들이 기업 대출 증가를 더 빠른 경제 성장의 전주곡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존 스텀프 웰스파고 CEO는 “고객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뭔가를 짓고, 추가하고, 어딘가에 투자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점점 더 많이 듣게 된다”며 “미국에서 더 많은 경제활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브루스 톰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들어 대기업과 헬스케어, 상업용 부동산 업체들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클 코뱃 씨티그룹 CEO도 “성장 전망은 개선되고 경제는 계속 치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Fed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신흥국에 미친 영향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테이퍼링에 따른 신흥시장 위기는 올해 세계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꼽혀왔다.
BoA메릴린치에 따르면 벤 버냉키 Fed 의장이 처음 테이퍼링을 거론한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14개 신흥국에서 현지 통화 표시 국채에 대한 외국인 보유액은 0.3%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는 테이퍼링이 시장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기우였다는 뜻”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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