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얼마 전 MBC 예능 '아빠 어디가' 뉴질랜드 편에서 아이들끼리 마트에서 장을 보는 장면이 있었다. 생선 가게에서 생선을 산 후, 가장 막내인 민율이(6)는 갑자기 목이 마르다고 하자 후(9)가 직원에게 물을 달라고 한다. 그러자 직원은 물을 건네주었고, 후는 물값을 계산했다.</p> <p>만약 한국이었다면, 아마 이 장면에서 물값을 계산하는 부분은 빠졌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병에 들어있는 물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면 물은 공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에서 물을 사먹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행을 다녀온 한 친구는 '유럽에서 물값이 와인보다 비싸서 여행 내내 취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p> <p>그래서인지 한때는 편의점에서 물을 파는 것이 어색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물에도 브랜드가 생기는 등 편의점의 물은 익숙해졌다. 어느덧 물은 공짜가 아닌 음료수라는 인식이 자리잡게된 것이다.</p> <p>한국에서 모바일 게임은 이런 '물'과 같다. 왠지 공짜인 것이 당연한 것 같고, 돈을 내라고 하면 때때로 '치사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온라인 게임에서는 정액제를 끊는 유료 게임을 아직까지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모바일에서는 유료 게임 카테고리와 무료 게임 카테고리의 차이가 확연하다.</p> <p>
2014년 1월 20일 구글플레이 기준, 인기 유료 부문을 살펴보면 1위는 모장의 '마인크래프트(Minecraft, 6420원)', 2위는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Ⅵ(Final FantasyⅥ, 1만8000원)', 3위는 아이언하이드 게임 스튜디오의 '킹덤 러쉬 프론티어(Kingdom Rush Frontiers, 1041원)' 이후 10위까지 대부분 외국 게임사이다.</p> <p>반면 무료 게임 부문에서는 대부분 한국 게임사가 차지하고 있다.</p> <p>물론 무료 게임인 경우, '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라는 말처럼 게임 내에서 구매 유도를 한다. 이를 통해 유료 게임보다 오히려 더 많은 매출을 기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난 '캔디크러쉬사가' 300 스테이지 넘을 때까지 한 번도 결제를 안했어'라고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인물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p> <p>한국에서는 특히나 '부분 유료화'가 발달되어 있다. 한국 사람이 유난히 공짜를 좋아해서일까? 그건 아니다. 세상에는 공짜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어느 설문조사에서는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쇼핑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로 '화장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샘플을 챙겨주는 것'을 꼽기도 했다.</p> <p>
모바일 게임은 공짜라는 인식은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 때문도 있다. 2013년 12월 19일 핀콘의 '헬로히어로'가 중국 앱스토어 전체 유료앱 부문에서 1위를 달성했다. 한국에서는 무료 게임으로 출시되었던 '헬로히어로'이지만, 중국에서는 유료로 나온 것이다. 이유를 묻자 '중국 유저들은 오히려 유료로 출시해서 게임 내에서 혜택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했다.</p> <p>이는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모바일 게임은 무료'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인 것 같다. 아무도 영화관에서 영화비를 받는다고 영화 보기를 꺼려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은 '유료'라고 말하는 순간 유저의 얼굴은 굳어진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유료 게임 카테고리는 유령취급하기도 한다. 무료 게임으로 제공해서 '부분유료화'를 적용하는 경우에도 '치사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p> <p>평소 문화생활을 즐길 줄 알고, 게임도 좋아하는 지인이 한번은 스마트폰 게임에서 좋은 점수를 얻는 방법에 대해 물어 농담반 진담반으로 '결제해'라고 대답했더니, 정색을 하면서 '난 게임에서 돈 안 써'라고 대답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그는 돈을 떠나 모바일 게임에서 결제를 하는 것이 꼼수(?)를 쓰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p> <p>게임 역시 유료 게임이든, 부분유료화 게임이든 상관없이 하나의 콘텐츠로서 인정받고 이에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한국 시장은 글로벌 시장 중 유독 '부분유료화'가 발달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매출 순위를 휩쓸고 있다. 이제 그것 자체 모바일 게임 문화콘텐츠로 받아주어야 한다.</p> <p>성장하고 있는 모바일게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때 한국의 작은 모바일 게임사 역시 '토이스토리'로 3D애니메이션으로 새 역사를 만든 '픽사(Pixar)'가 나올 수 있다. 한국의 모바일 게임의 '부분 유료화'는 단순히 공짜다. 하지만 다르게 본다면, 한국 게임이 쏘아올린 가장 강력한 비장의 글로벌 무기가 될 수도 있다. </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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