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던 엔터주들이 새해 들어 뜨고 있다. 소속 가수와 배우들의 몸값이 뛰자 소속사 주가가 날고 있다. 가수 엑소, 배우 김우빈 등 '스타덤'으로 오른 신인 파워에 힘입어 엔터주들이 오랜만에 기지개를 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의 주가는 20일 종가 기준으로 연초 대비 6.3% 뛰었다. 같은 기간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는 13.5%, JYP Ent.는 1.7%씩 올랐다.
◆회사 분위기 바꾼 엑소·김우빈·김수현의 저력
두세 달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한류 약발의 끝’, ‘아이돌 버블’ 논란을 겪던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앨범 판매 100만 장 돌파, 20대 남자배우 열광 등의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동방신기, 빅뱅, 원더걸스 등 기존 가수들이 더 이상 주가 성장동력(모멘텀)으로 작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효자’가 등장한 셈이다.
앨범 판매 100만 장 돌파를 기록한 가수는 SM엔터의 ‘엑소’. 엑소는 올해 국내 인기를 기반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엑소의 매출 기여도는 지난해 7%에서 올해 11%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출사표를 던진 신인 가수들도 훈풍을 불러왔다. JYP는 이달 20일 남성 7인조 ‘갓세븐’의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YG엔터는 다음 달 5인조 남성그룹 '위너'를 선보인다.
IHQ는 배우 김우빈의 성공으로 엔터3강을 노려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우빈은 드라마 ‘상속자들’을 통해 주목받으며 올해 가장 주목받는 배우로 꼽히는 주인공. 올해 IHQ의 매니지먼트 예상 매출액 140억 원 중 김우빈의 개인 매출만 2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키이스트는 배우 김수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김수현이 출연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시청률 20%를 넘으면서 주가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드라마 시작했을 때보다 28% 가량 올랐다.
◆기관·외국인도 꽂혔다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세 곳 이상 증권사가 추정한 SM엔터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IHQ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71% 증가해 폭발적인 성장세가 기대된다. 지난해 7억원에 그친 영업이익은 올해 82억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JYP도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관과 외국인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국민연금은 최근 SM엔터 지분을 기존 8.33%에서 9.39%로 늘렸다. SM엔터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비중은 연초 10.66%에서 13.46%까지 늘어났다. YG엔터도 이 기간 외국인 비중이 2.31%에서 3.29%로 증가했다.
최근 '엔저 공습'도 엔터주를 빗겨갔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엔터주 가치를 평가하는 가장 큰 기준은 소속 연예인들의 인기도”라며 “최근 기획사들이 일본 시장 만이 아니라 더 넓은 중국 시장으로 범위를 넓히겠다고 목표를 세워 엔저 타격을 덜 입었다"고 분석했다.
한 자문사의 고위 관계자는 "엔터 기업들은 올해 한 단계 레벨업이 가능할 것"이라며 "신인 라인업 확대와 해외 지역 진출, 수익 다변화 등이 실적 개선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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