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아이들, 한국기업 해외진출 첨병될 것"

입력 2014-01-22 21:22   수정 2014-01-23 04:38

'갈갈이 삼형제' 개그맨 출신 사업가
사업半 봉사半…8년째 한적 홍보대사
"다문화 지원, 우리 스스로를 위한 일"



[ 백승현 기자 ] “‘꿈은 실패했을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했을 때 끝나는 것이다.’ 몇 년 전 경기 고양시에 적십자 봉사활동을 갔었어요. 할아버지, 할머니와 비닐하우스에 사는 여덟 살짜리 여자아이가 책상머리에 써 놓은 글귀라는 걸 알고는 깜짝 놀랐지요. 아이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니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뷔페 가서 밥먹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눈물이 확 나더라고요.”

최근 ‘아빠가 차려주는 만원의 희망밥상’이라는 요리에세이를 출간한 이승환 벌집 대표(40·사진)의 말이다. 이 대표는 ‘갈갈이 삼형제’로 유명한 개그맨 출신 사업가다. 2005년 벌집삼겹살 창업 이후 현재 200여개 가맹점과 직영 한우식당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에세이 ‘희망밥상’은 그가 봉사활동하며 만난 다문화, 새터민, 암환자 등 여덟 가족의 이야기를 간단한 레시피와 함께 소개한 책으로, 1만원의 책값은 대한적십자사에 전액 기부된다. 책 발간에 참여한 요리사 사진작가 출판사 등이 기부에 참여했다.

지난해 적십자사의 ‘다문화가정 외가방문 프로젝트’로 27가족 100여명을 데리고 베트남을 다녀오는 등 열정적인 봉사활동가로도 잘 알려진 이 대표를 최근 서울 등촌동 벌집 사무실에서 만났다. 적십자사와의 인연을 먼저 물었다. “8년 전 ‘사랑의 삼겹살’이란 이름으로 보육원 아이들을 초청해 개그맨들과 식사하는 행사를 했어요. 그게 인연이 돼 적십자 홍보대사를 8년째 맡고 있습니다.”

말이 ‘홍보대사’이지 이 대표의 행적을 보면 ‘적십자사 직원’에 가깝다. 매년 봄엔 ‘1m 1원 자선걷기대회’, 여름엔 ‘희망나눔 경기도 400리 걷기대회’, 겨울에는 가을 자선바자를 통해 마련한 돈으로 다문화가정을 데리고 외가방문 행사를 진행한다. 6년 전 3가족 6명으로 시작한 이 행사는 지난해 100명이 다녀왔다. 2012년부터는 12월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서울 명동에서 72시간 라이브 모금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자지 않고 먹지 않는(no food no sleep)’ 2박3일 방송으로 이 대표가 지난해 모금한 금액은 14억6000만원, 모두 적십자사에 기부했다.

사업과 기업체 강의, 그리고 봉사활동으로 삼분화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 대표는 다문화가정을 도와야 하는 이유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시골에서 살다 서울로 이사 오면 모든 게 낯설잖아요. 똑같은 것 같아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불쌍하니까 돕는 게 아니라 잘 모르니까 알려줘야 하는 겁니다.” 개그맨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지 10년, 다문화가정의 경제적 측면에 대한 그의 생각도 들려줬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먹고살기 위해서라도 그들을 도와야 합니다. 다문화가정 인구가 현재 100만명, 2050년이면 국내 인구의 10% 정도가 될 거라고 합니다. 내수시장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이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의 첨병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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