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동양시멘트 징벌적 감자 안한다

법원 "동양그룹 CP투자자 피해 최소화"


[ 안대규/고경봉 기자 ] ▶마켓인사이트 1월22일 오후 10시8분

법원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동양시멘트에 대해 징벌적 감자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동양시멘트 지분을 담보로 발행된 전자단기사채 1569억원에 투자한 4700여명도 원금에 가깝게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이날 동양시멘트 대주주에 대해 징벌적 감자를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동양시멘트의 최대주주는 54.96%를 보유한 (주)동양이다. 징벌적 감자가 이뤄지면 전자단기사채 투자자는 원금 대부분을 날리게 되고 동양시멘트 최대 주주인 (주)동양과 2대 주주(19.09%)인 동양인터내셔널 회사채와 기업어음(CP) 투자자 역시 회수에 타격을 입게 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법원 판례상 회사 주식이 담보로 제공될 경우 징벌적 감자를 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며 “부실 책임이 있는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은 징벌적 감자를 당해야 하나, 동양시멘트의 경우 부실과 관련 없는 동양그룹 회사채·CP 투자자들이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점을 법원이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동양은 작년 7월부터 9월까지 특수목적법인(SPC)인 티와이석세스를 통해 동양시멘트 주식을 담보로 1569억원가량의 자산담보부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고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 샀다.

법원의 결정으로 동양시멘트의 변제율도 높아질 전망이다. 조사위원이 법원에 보고한 동양시멘트의 변제율은 당초 80%대 중반이었으나 이번 결정으로 90%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아울러 동양시멘트를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매각의 구체적인 방식과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동양시멘트를 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 징벌적 감자

대주주가 회사 부실에 책임이 크다고 판단됨에 따라 법원이 법정관리기업 대주주 지분에 대해 3분의 2 이상 감자를 실시하도록 명령하는 것을 말한다.

안대규/고경봉 기자 powerzanic@hankyung.com